▲ 백남준의 '나의 파우스트' 연작 중 경제학(왼쪽)과 영혼성
백남준의 작품 '나의 파우스트-경제학'과 '나의 파우스트-영혼성'의 소유권이 고(故) 김우중 대우그룹 회장의 배우자 정희라 씨에게 있다는 판결이 나왔습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4부(김창모 부장판사)는 최근 정 씨가 우양산업개발(옛 대우개발)을 상대로 낸 동산 인도 청구 소송을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습니다.
정 씨는 "1991년쯤 남편이 지배하던 우양산업개발이 운영하는 경주 힐튼호텔과 우양미술관에 내가 소유한 미술품들을 전시·보관했는데, 이후 우양산업개발의 경영권이 이전되는 과정에서 미술품이 반환되지 않아 우양산업개발이 작품들을 점유하고 있다"며 지난해 7월 우양미술관이 점유하고 있는 미술품 188점을 돌려달라고 소송을 냈습니다.
재판부는 백남준 작품 2점과 독일 작가 지그마르 폴케의 작품 등 총 3점만 정 씨 소유라고 보고 반환을 명령했습니다.
재판부는 우양미술관 큐레이터, 정 씨에게 작품을 판매한 화랑 대표, 정 씨의 옛 비서실 직원 등의 진술을 토대로 백남준 작품 2점 등 3점은 정 씨가 실제로 구매해 소유했다고 인정했습니다.
정 씨가 2014년 우양산업개발 측에 "수십 년에 걸쳐 개인 자금으로 산 여러 미술품과 소품을 우양산업개발에 무상으로 사용하도록 하면서 필요하다면 언제든 회수하겠다고 누누이 얘기해 왔다. 내 소유 미술품과 소품의 반환을 신속히 이행해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낸 점도 소유권을 인정한 근거로 들었습니다.
다만, 재판부는 정 씨가 반환을 청구한 나머지 185점에 대해선 "정 씨가 이를 구매했다고 볼만한 객관적 자료가 없다"며 소유권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정 씨는 자신이 우양미술관 관장으로 있을 당시 각 미술품의 소장품 자료 카드를 나타내는 소장품자료카드를 작성했고, 자신이 소유한 작품에는 'M'이라는 코드를 부여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소장품 자료 카드를 작성했던 미술관 큐레이터는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소유자를 알 수 없는 경우에도 일단 'M' 코드로 기재했고, 이후 실제 소유자가 이의를 제기하면 다른 코드로 수정하기도 했다"고 증언했습니다.
재판부는 이를 토대로 "소장품 자료 카드에 미술품 코드가 'M'이라고 기재돼 있다는 사정만으로 정 씨 소유라고 단정할 순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사진=우양미술관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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