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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관계성 범죄 연결 안 되도록"…의도적 '부실 수사'

<앵커>

장윤기 사건 수사 초기에 광산경찰서장이 해당 범행을 스토킹 같은 관계성 범죄와 연결되지 않도록 하라는 취지로 지시했다는 진술을 경찰 특별수사단이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특별수사단은 광산서가 자신들의 부실 대응을 감추기 위해서 사건을 단순 살인으로 축소하려 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안희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검거부터 송치까지, 고 이채원 양 살해범 장윤기 수사를 총괄 지휘한 것은 당시 광주 광산경찰서장 김 모 경무관입니다.

김 경무관은 부실 수사 의혹이 불거지자 "철저한 수사를 지시했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 특별수사단은 그러나 김 경무관이 장윤기 수사 초기에 이런 입장과 배치되는 지시를 한 정황을 포착했습니다.

수사팀이 장윤기가 고 이채원 양을 살해하기 불과 이틀 전인 지난 5월 3일, 함께 아르바이트하던 베트남 여성을 스토킹하고 성폭행을 저지른 혐의도 있다고 보고하자, 김 경무관이 "가급적 관계성 범죄 이야기는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취지로 장윤기 수사팀에 지시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는 겁니다.

특수단은 또 김 경무관을 비롯한 광산서 지휘부가 이런 내용을 논의한 과정이 담긴 여러 구체적 물증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SBS 취재 결과 김 경무관의 이 같은 수사 지침은 형사과장 박 모 경정을 거쳐 수사팀장 A 경감에게 전달됐습니다.

이후 광산서 수사팀은 핵심 증거로 꼽히는 케이블 타이와 리얼돌 등의 존재를 인지하고도 증거물로 확보하지 않았습니다.

그 결과 수사팀은 "자살을 결심하고 누군가 데려가려 했다"며 살인 행위가 우발적 범행이었다는 장윤기 주장을 받아들여, 성범죄 관련성을 배제한 채, 강간 살인죄가 아닌 일반 살인죄만 적용했습니다.

특수단은 광산서 지휘부가 여고생 살인에 앞서 장윤기가 저지른, 스토킹과 성폭행 등 관계성 범죄를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점이 드러날까 부실 수사를 벌인 것으로 의심하고 있습니다.

특수단은 지휘부의 이런 판단에 더 윗선의 개입이 있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수사망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주용진, 영상편집 : 박지인, 디자인 : 한흥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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