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월요일 친절한 경제 한지연 기자 나와 있습니다. 한 기자, 여름휴가 갈 때 여행자 보험 특약을 잘 살펴보는 게 좋겠다고요?
<기자>
가입한 특약에 따라서 결과가 완전히 달라지는데요.
비행기를 5시간 기다렸는데 보험금이 0원이 될 수 있습니다.
얼마 전 귀국 항공편이 5시간이나 지연된 A 씨 얘기를 보면 이해가 쉬운데요.
A 씨는 당연히 보험금을 받을 수 있을 줄 알고 청구를 했습니다.
그런데 돌아온 답은 '지급 불가'였습니다.
왜 그랬냐면, A 씨가 가입한 특약이 '실손형'이었기 때문입니다.
여행자보험 지연보상 특약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는데요.
약관에서 정한 지연 시간을 넘기면 정해진 금액을 그냥 딱 주는 '지수형'이 있고, 실제로 쓴 돈만큼만 영수증 챙겨서 받는 '실손형'이 있습니다.
지수형은 지연 시간만 확인되면 바로 나오니까 편한 대신 보험료가 좀 비싸고, 실손형은 보험료는 저렴한 편이지만, 돈을 안 쓰면 받을 게 없는 거죠.
다만 아무 지출이나 다 인정되는 건 아니고요.
지연되거나 대체 편을 기다리며 쓴 식비, 숙박비처럼 직접 관련된 비용만 인정됩니다.
일정 변경 수수료나 입장권처럼 '간접손해'는 보상이 안 됩니다.
A 씨처럼 그냥 대합실에서 기다리기만 하고 따로 쓴 돈이 없었다면, 아무리 오래 기다려도 보험금은 0원이 되는 겁니다.
그러니까 가입하실 때 상품명만 보지 마시고, '지수형'인지 '실손형'인지 꼭 확인하셔야 합니다.
그리고 하나 더 주의하실 게 있는데요.
항공편이 아예 결항돼서 대체 편을 탄 경우입니다.
화산 분출로 귀국 편이 결항됐던 한 피보험자는 1시간 30분 만에 대체 항공편을 구해서 돌아왔는데도 보상을 못 받았습니다.
약관을 보니까 '4시간 안에 대체 수단이 제공되지 않았을 때'만 보상하게 돼 있었는데요.
그러니까 오히려 빨리 대체 편을 구하면서 약관상 보상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겁니다.
<앵커>
보험 보장 범위는 어떻게 되나요?
<기자>
의외로 "이것도 보상이 안 돼?" 하는 그런 품목들이 꽤 많았습니다.
안경이 깨지거나 캐리어에 스크래치가 나면 대부분 보상에서 제외가 됐습니다.
가장 억울해할 만한 사례가 안경인데요.
여행 중에 넘어져서 안경이 깨졌다, 그럼 당연히 휴대품이니까 보상되겠지 싶으실 텐데, 대부분 지급 거절당합니다.
왜냐하면 약관상 안경은 의치, 의족, 콘택트렌즈랑 같은 '신체 보조 장구'로 분류가 되거든요.
그래서 휴대품 손해 담보 대상에서 아예 제외되는 겁니다.
캐리어도 비슷한 경우인데요.
위탁 수하물로 부친 캐리어 겉면에 스크래치가 났다, 이것도 보상이 잘 안됩니다.
사용하는 데 지장이 없는 단순 외관 손상이라서 보상 대상이 아니라고 보는 거죠.
친구한테 빌린 캐리어가 망가진 경우도 헷갈리기 쉬운데요.
보통은 남의 물건이니까 '배상책임'으로 생각하시겠지만, 실제로는 내가 가지고 있던 휴대품으로 보기 때문에 보상 한도가 더 낮은 '휴대품 손해' 담보로 처리가 됩니다.
그래서 생각보다 보상금이 적게 나올 수 있으니 주의하셔야 합니다.
이밖에 현금이나 여권, 그리고 부주의로 잃어버린 물건, 암벽등반이나 스카이다이빙 같은 고위험 스포츠를 하다가 다친 경우도 전부 보상 대상에서 빠집니다.
그리고 여행자보험을 여러 개 가입하신 분들 계시죠.
실손 담보는 두 개 가입했다고 보험금이 두 배 나오는 게 아니라, 실제 손해 범위 안에서 보험사가 나눠서 지급한다는 점도 같이 기억해 두시면 좋겠습니다.
<앵커>
끝으로 회사마다 여름휴가를 어떻게 가는지를 조사한 자료네요.
<기자>
격차가 생각보다 컸는데요.
작은 기업일수록 휴가가 짧고 휴가비 지원이 적었습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전국 528개 기업을 300인 이상과 미만으로 나눠서 조사했는데요.
300인 이상 큰 기업은 '5일 이상' 휴가가 65.5%로 압도적으로 많았고, 반대로 300인 미만 기업은 '3일'이라는 응답이 48.5%로 가장 많았습니다.
휴가 기간만 짧은 게 아니라 휴가비 지급에서도 차이가 났는데요.
300인 이상 기업의 61%는 휴가비를 챙겨주는 반면, 300인 미만은 52.1%에 그쳤습니다.
특히 눈에 띄는 게, 300인 미만 기업 중에는 '2일 이하'로 휴가를 주는 곳도 8.7%나 됐는데요.
이건 300인 이상 기업보다 5배 가까이 많은 수치입니다.
[친절한 경제] "이것도 보상이 안 돼?"…'여행자 보험' 뜯어 보니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