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전의 셰이크 하마드 빈 칼리파 알 타니 전 카타르 군주
카타르를 중동의 대표적인 강국으로 끌어올린 '현대 카타르의 설계자' 셰이크 하마드 빈 칼리파 알 타니 전 카타르 군주(에미르)가 현지시간 11일 별세했다고 AP통신이 카타르 국영 뉴스통신을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향년 74세로 구체적인 사인은 공표되지 않았습니다.
셰이크 하마드 전 군주는 카타르의 군주로서 자국의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고 경제 성장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그는 1995년 부친이자 선대 군주인 셰이크 칼리파 전 군주가 유럽 순방을 떠난 사이 무혈 쿠데타를 일으켜 권력을 잡았습니다.
이후 막대한 규모의 북부 해역 천연가스를 개발해 변방의 소국이었던 카타르를 세계 최대 규모의 자원 수출국 중 하나로 끌어올렸습니다.
현재 카타르는 세계 3위의 LNG 수출국으로 세계 가스 공급망에서 핵심 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 중국, 일본 등 동북아 에너지 소비 대국들의 카타르 가스 의존도는 높은 편입니다.
한국무역협회 통계에 따르면 한국도 작년 카타르에서 총 697만t의 LNG를 수입해 전체 LNG 수입(4천672만t)의 14.9%를 카타르에서 들여왔습니다.
이는 호주(31.4%), 말레이시아(16.1%)에 이어 3번째로 큰 규모입니다.
동시에 카타르는 2008∼2009년 수단 다르푸르 분쟁과 레바논 헤즈볼라 위기 등에서 중재역을 자처하며 중동의 대표적 중재국으로 떠올랐습니다.
셰이크 하마드 전 군주는 2012년 10월 아랍 국가 정상으로는 처음으로 직접 가자지구를 방문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문화·미디어와 투자 영역에서도 굵직한 족적을 남겼습니다.
1996년 중동 최초의 독립 언론인 알자지라 위성 뉴스 네트워크를 설립했으며, 카타르투자청(QIA)을 통해 영국 런던의 해로즈 백화점을 인수하고 프랑스 프로축구 파리 생제르맹(PSG) 지분을 사들이는 등 공격적인 해외 투자를 주도했습니다.
아울러 중동 최초로 2022 월드컵 유치에 성공하며 '현대 카타르의 설계자'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그는 18년간 군주로 재임한 후 2013년 6월 아들이자 현 군주인 셰이크 타밈 빈 하마드 알 타니 왕세자에게 왕위를 이양하고 물러났습니다.
이같은 평화적이고 자발적인 권력 이양은 중동 왕정 국가에서는 극히 드문 사례로 주목받았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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