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무차별'도 '분풀이'도 아닌…여고생 살해범의 일그러진 성 의식

'무차별'도 '분풀이'도 아닌…여고생 살해범의 일그러진 성 의식
▲ '여고생 살해범' 장윤기(23)

일면식 없는 여고생을 살해하면서 사건 초기 '무차별 살인'으로 불렸던 장윤기(23)의 범행은 일그러진 성 의식이 바탕에 깔려있었던 계획범죄로 드러났습니다.

오늘(2일) 강간 등 살인죄로 구속 기소된 장 씨는 한밤중 홀로 귀가하던 여고생을 약 15분간 미행, 성폭행 목적으로 납치하려다가 피해자가 강하게 저항하자 현장에서 흉기로 살해했습니다.

사건 당일 장 씨의 주거지에서 여러 조각으로 훼손된 리얼돌(사람 형상의 성인용품)을 발견한 경찰은 수사 초기부터 이러한 가능성을 염두에 뒀습니다.

하지만 장 씨는 경찰 조사 기간 내내 자살을 결심하고 우발적으로 저지른 범행이었다고 완강하게 주장했습니다.

리얼돌 훼손은 폐기물 배출 목적에 부피를 줄인 것이라며 범행과는 관련 없는 행위였다고 장 씨는 항변했습니다.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대검찰청 통합심리분석을 거쳐 장 씨의 주장에 신빙성이 낮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장 씨는 애초에 여고생을 목 졸라 살해하려다가 피해자가 저항하자 흉기를 사용했다고 주장했으나, 부검의 소견을 분석한 검찰은 장 씨가 거짓말을 했다고 판단했습니다.

통상적으로 목 졸림 피해자의 시신에서 나오는 울혈이 여고생에게서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검찰은 장 씨가 등 뒤에서 목을 잡아채는 방식으로 피해자를 제압해 주차된 차량 쪽으로 끌고 가려 한 정황도 확인했습니다.

단순 살인이 아닌 납치 시도였고, 이는 여고생 살해 이틀 전 장 씨가 외국인 여성 A(20·베트남) 씨를 성폭행할 때와 동일한 수법이었습니다.

장 씨는 아르바이트 동료였던 A 씨가 자신의 구애를 거절하자 집 안에 침입해 성폭행한 뒤 약 13시간을 감금했었습니다.

이후 풀려난 A 씨가 장 씨를 경찰에 신고됐고, 장 씨는 살인으로 보복하고자 A 씨를 찾아 거리를 배회했습니다.

당시 경찰은 A 씨를 찾지 못한 장 씨가 분풀이 삼아 여고생을 살해했다고 판단해 사건을 검찰에 넘겼습니다.

보완수사를 통해 장 씨의 진짜 범행동기를 규명한 검찰은 차량 블랙박스 및 휴대전화 재분석, 주거지 등 압수수색, 부검의 면담 등을 거쳐 증거물도 다수 확보했습니다.

일련의 과정에서 장 씨가 지역아동센터에서 사회복부요원으로 일했던 지난해 6∼7월 여중생의 신체 일부를 7회에 걸쳐 불법 촬영한 사실도 밝혀냈습니다.

검찰은 이러한 성범죄 행위를 전부 공소사실에 담아 장 씨를 오늘 재판에 넘겼습니다.

장 씨는 지난달 5일 0시 11분 광주 광산구 월계동의 인적 드문 보행로에서 여고생을 살해하고, 여성의 비명을 듣고 달려온 남자 고등학생에게도 흉기를 휘두른 혐의입니다.

살해당한 여고생의 가족은 딸의 이름과 초상화를 전날 언론에 공개하며 장 씨에게 엄벌을 내려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많이 본 뉴스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댓글

    방금 달린 댓글
    댓글 작성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300

    댓글 ∙ 답글 수 0
    • 최신순
    • 공감순
    • 비공감순
    매너봇 이미지
    매너봇이 작동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