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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북구갑 '난타전 토론회' 팩트체크 했습니다 [사실은]

지방선거의 무게 ⑨편

부산북구갑 '난타전 토론회' 팩트체크 했습니다 [사실은]
흔히 지방선거를 '중앙 정치의 대리전'으로 부릅니다. 그 정치적 의미, 중요합니다. 하지만, 거대 담론이 선거판을 휩쓸 때면 정작 우리가 사는 동네의 이야기는 그 기세에 눌려 보이지 않게 됩니다.

SBS 탐사기획팀은 투박한 정치적 구호 대신 '데이터'라는 정밀한 렌즈를 통해 지방선거를 들여다 보려 합니다. 지방자치단체장의 권한이 우리 동네에 미치는 막대한 영향력을 지표로 확인해 보고, 동네 단위 방대한 선거 데이터를 정밀하게 분석, 동네 별 세세한 표심은 물론 그 이면에 숨겨진 과학적 흐름을 읽어드리고자 합니다.

지방선거의 주무대는 '중앙'이 아닌 아닌, '우리 동네'이기 때문입니다.

'구름 위의 전쟁'이 아닌 우리 일상의 결을 결정하는 '촘촘한 민주주의'의 장. 그 무게를 유권자 분들과 함께 고민하는 '지방선거의 무게' 연속보도, 오늘은 그 아홉번째 순서입니다.

최근 6·3지방선거 부산 북구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자 토론회. 각종 의혹에 신상 공방까지 '난타전'으로 얼룩졌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과도한 정치적 공세나 무분별한 의혹 제기는 팩트체크 대상이 될 수는 없습니다. 검증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토론회 내용 중에 팩트체크가 가능한 것들을 선별해 따졌습니다. 
 

'하정우 출생지' 설전…북구? 부산진구?


28일 오후 부산 동구 부산 MBC에서 열린 북갑 보궐선거 후보자 토론회에서 더불어민주당 하정우(왼쪽부터), 무소속 한동훈, 국민의힘 박민식 후보가 토론에 앞서 나란히 서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번 토론회에서 민주당 하정우 후보의 출생지 공방이 유독 뉴스가 됐습니다. 하정우 후보는 부산 '괘법동'에서 태어났습니다. 과거에는 북구였다가, 지금은 사상구에 속한 지역입니다.

국민의힘 박민식 후보가 운을 뗐습니다. 토론회 음성 녹취를 거의 그대로 풀었습니다.
 
박민식 : 하정우 후보님 출생지가 사상구입니까? 북구입니까?
하정우 : 77년에는 북구였고 95년 3월 1일에 사상구로 분리됐습니다.
박민식 :  …… 그런데 하정우 후보님이 77년 10월 19일에 출생하셨지 않습니까? …… 그런데 77년에는, 제가 알기로는 북구가 없었습니다. 그때는 부산진구였고, 북구는 78년 2월에 명칭이 생겼어요. 하정우 후보님 나오기 전부터 언론이 이 문제를 제기했는데, 북구에 출마하려고 억지로 연고를 만드는 거예요. 괘법동하고 제가 자랐던 구포하고는 거리가 멀어서, 여기서 놀고 자라고 할 수가 없는데 …… 그러면 어떻게 되는 겁니까?
하정우 : 제가 주민등록증을 떼던 시절에 북구 괘법동이라고 했었고, 북구 괘법동이라고 주소를 외우고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적었습니다. …… 괘법동과 구포가 멀다고 하는데 버스로 15분이면 갔다 왔다 합니다.

그러니까 박민식 후보의 말은, 하정우 후보가 태어났을 때 부산 북구란 명칭이 아예 없었는데, 선거를 위해 허위 사실을 쓰면서 북구와의 연고를 강조하고 있다는 뜻으로 읽힙니다.

반면, 하정우 후보는 이미 어릴 때부터 북구로 알고 지냈고, 주민등록증을 떼던 시절에도 '북구 괘법동'으로 돼 있다며 반박했습니다. 

누구 말이 맞는 걸까요.

먼저, 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된 하정우 후보의 공식 공보물을 찾았습니다. '부산시 북구(현 사상구) 출생' 이라고 써 있었습니다. 

팩트체크 사실은 지방선거의 무게 연속보도

일단, 하정우 후보가 공보물에 '북구 출생'이라고 적고 있다는 박민식 후보의 주장은 사실입니다.

이번엔 박 후보의 말대로, 하정우 후보가 태어났을 당시 괘법동이 북구가 아니었는지 확인했습니다.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운영 중인 '한국향토문화전자대전' 부산 항목을 찾았습니다.

팩트체크 사실은 지방선거의 무게 연속보도

즉, 괘법동은 부산진구에 포함돼 있었다가 1978년 2월 행정개편으로 북구에 속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1995년에는 사상구 소속으로 바뀝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사실은팀이 이 내용을 그래픽으로 나타냈습니다. 부산시 홈페이지, 사상구 홈페이지 등에서 자료를 종합해 그렸습니다.

팩트체크 사실은 지방선거의 무게 연속보도

하정우 후보가 1977년 10월생이니까, 하정우 후보는 괘법동이 부산진구 소속일 때 태어났습니다. 그리고 태어난지 불과 넉 달 뒤, 괘법동은 행정 개편으로 북구에 포함됐습니다. 

박민식 후보는 "괘법동하고 제가 자랐던 구포하고는 거리가 멀어서, 여기서 놀고 자라고 할 수가 없다"면서 부산북구갑 지역과 괘법동의 먼 거리를 강조했습니다.

지도 그래픽으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습니다. 네이버 지도로 괘법동 행정복지센터와 부산북구갑의 중심지인 덕천2동 행정복지센터의 거리는, 도로 기준으로 8.7km, 차로 20분 정도 걸리는 것으로 나왔습니다. 

팩트체크 사실은 지방선거의 무게 연속보도

여기까지가 팩트입니다. 평가는 시청자 분들의 몫입니다. 

사실을 엄격하게 보면, 박민식 후보의 주장이 맞습니다. 선거 공보물 만큼은 팩트를 엄정히 기재해야 해야 합니다. 다만, 불과 넉 달 차이의 행정 구역상 차이를 가지고 허위사실 공표로 몰아붙이는 게 온당하느냐는 반론이 교차할 수 있습니다. 

하정우, 박민식, 한동훈

"선거법 위반" vs "건설적인 질문 하라"


이 문제는 선거법 위반 논란으로 이어졌습니다.
 
박민식 : …… 제가 법률가로서 판단해볼 때, 이건 공직선거법 250조 위반이에요. 검토를 안 했는지, 본인이 77년에 출생한 것은 사실이고, 그때 북구가 있었느냐 없었느냐가 핵심이지 않습니까? …… 왜 출생지를 속입니까?
하정우 : 이게 출생지를 속인 겁니까? 제 기억에 북구 괘법동이었고, 무엇보다 중요한 게, 북구 발전에 도움이 되는 질문입니까? 좀 건설적인 질문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박민식 후보 캠프는 '부산시 북구(현 사상구) 출생'이라는 선거 공보물 표현이 공직선거법 제250조 제1항 위반이라며 경찰에 고발했습니다. 

먼저 선거법 규정을 보겠습니다.
팩트체크 사실은 지방선거의 무게 연속보도

공직선거법은 허위사실 공표를 매우 엄격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선거가 단순한 의견 경쟁이 아니라 유권자의 '판단'을 통해 권력을 위임하는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허위 정보가 개입하면 유권자의 선택 자체가 왜곡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명예훼손이나 과장 표현보다 훨씬 중대한 문제로 봅니다.

하지만, 허위사실의 의미 혹은 판단 방법에 대해서는 여러 판례가 존재합니다. 

팩트체크 사실은 지방선거의 무게 연속보도

표현의 자유와 충돌할 가능성도 있는 까닭에, 대법원 판례는 선거 당락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판단될 경우, 어느 정도의 여지를 남겨두기도 합니다. 

당연한 말이지만, 법 위반 여부를 지금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다툼의 여지가 큽니다. 
 

'징역 30년' 구형 주체 설전…윤석열? 한동훈?


박근혜 전 대통령 수사 책임론을 두고도 설전이 있었습니다.

박민식 후보는 2018년 박근혜 전 대통령 국정농단 사건 재판에서, 한동훈 후보가 징역 30년, 벌금 1,185억 원을 구형했다며, 한동훈 후보와 신경전을 벌였습니다. 한동훈 후보는 당시 서울중앙지검 3차장 검사였고, 윤석열 전 대통령은 당시 중앙지검장이었습니다.
 
박민식 : 2018년 박근혜 대통령 사건 때 (징역 30년 구형과 관련해) …… 윤석열이 한 것을 왜 나한테 뒤집어 씌우느냐…… 본인이 그 때, 참석을 했어요, 법정에. …… 본인이 직접 참석해서 온 언론에 대서특필이 됐잖아요. …… 참석한 검사는 책임을 같이 지는 거거든요? 본인이 책임이 있는지 없는지 애매하고, 느닷없이 박 전 대통령한테 인간적으로 미안하다고 하는데 …… 징역 30년이 지금 한동훈 후보가 생각할 때 합당한 구형량입니까?
한동훈 : …… 제가 그 사건에 관여했어요. …… 그렇지만 박근혜 대통령에게 인간적으로 죄송한 마음이라고 말씀드렸죠. 그리고 저는 이거 대단히 실망스러운 상황이라고 봐요. 북구갑의 미래를 논하는 상황에서, 본인이 몇표 얻겠다고 전직 대통령 끌어들이는 것에 대해서 대단히 실망스럽다고 생각합니다.

논쟁의 시작은 그 전날 있었던 한 전 대표의 발언이었습니다. 박민식 후보가 자신의 SNS에 "박근혜 대통령에게 30년을 구형하고 가짜 보수인 주제에 국민의힘 이름을 훔쳐 쓰려고 하는 게 딱하다"고 쓰자, 한동훈 후보가 부산 덕천역 유세 현장에서 기자들에게 이렇게 말한 겁니다.
 
한동훈 : 30년 구형을 결정했던 윤석열 (전) 대통령을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해 나서고, 장관 자리를 하고 지금까지 윤어게인 하고 있는 사람이, 지금 윤 (전) 대통령이 구형한 30년을 내게 뒤집어 씌우고 있습니다.

한동훈 후보는 토론회에서 이 주장을 반복하지는 않았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인간적으로 죄송한 마음이지만 북구갑의 미래를 논하는 자리에서 전직 대통령 끌어들이는 것이 실망스럽다"고 답했습니다.

다만, 앞선 덕천역 발언이 계속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토론회에서 발언도 그 연장선에 있습니다.

일부 언론은 당시 보도를 인용하며,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한동훈 서울중앙지검 3차장 검사가 직접 구형했다", "한 차장 검사가 6,000자 분량의 긴 논고문을 읽었으며, 국정농단 최종 책임자인 박 전 대통령에게 중형을 선고해야 한다고 밝혔다"고 전했습니다. 한 언론은 한동훈 후보의 이름이 맨 앞에 올려져 있는, 당시 서울중앙지법 공판조서를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구형 당시 보도는 쉽게 검색됩니다. 

구형량 결정 과정에서 당시 중앙지검장이었던 윤석열 전 대통령이 얼마나 관여했는지 알 수 없지만, 적어도 한동훈 후보는 당사자성에서 자유롭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팩트체크 사실은 지방선거의 무게 연속보도
2018년 2월 27일 당시 YTN 속보

다만, 한동훈 후보에 대한 박 전 대통령 구형 논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한동훈 후보가 당 대표가 됐던 2024년 7월 국민의힘 전당대회 때,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징역 30년을 구형하는 한동훈 후보의 AI 음성이 퍼지기도 했습니다. 당시 한동훈 후포 캠프 측에서는 "한동훈 후보가 직접 구형한 적이 없다"고 입장문을 내면서 여러 팩트체체크 기사가 나왔습니다.

한동훈 후보의 '직접 구형' 사실은, 선거 국면마다 반복적으로 소환되며 정치적 공방 소재가 됐습니다. 이번도 마찬가지로, 사실관계 자체를 넘어, 보수층 민심과 당내 주도권을 둘러싼 정치적 해석 경쟁으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작가 : 김효진·박정선, 인턴 : 박근호·송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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