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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칙이냐, 결속이냐…'성과급 분배' 의견 대립

<앵커>

삼성전자 노사는 여러 쟁점에서 접점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성과급을 어떻게 나눌 것인가를 두고 막판까지 대립했습니다.

분배 방식에 따라 무엇이 달라지고, 또 노사의 속내는 무엇인지 최승훈 기자가 쉽게 풀어드립니다.

<기자>

삼성전자 사업은 크게 휴대전화와 TV 등을 만드는 완제품 부문, 그리고 HBM이나 프로세서 등을 만드는 반도체 부문으로 나뉩니다.

이번 협상의 최대 쟁점은 역대급 호황으로 막대한 영업이익이 날 반도체 부문의 성과급을 어떻게 배분하느냐였습니다.

문제는 반도체 부문 안에서도 사정이 다르다는 겁니다.

메모리 사업부는 흑자를, 반도체 설계와 위탁생산 같은 비메모리 사업부는 적자를 보고 있기 때문이죠.

성과급 재원을 흑자 사업부와 적자 사업부에 어떻게 나눌지를 놓고 노사는 생각이 크게 달랐습니다.

노조는 반도체 부문 전체에 성과급 재원의 70%를 고르게 나누고, 나머지 30%만 각 사업부 실적에 따라 배분하자고 요구했습니다.

영업이익을 250조 원으로 가정하면, 메모리는 1인당 4억 5천만 원에서 5억 6천만 원, 비메모리도 3억 4천만 원을 받게 됩니다.

하지만 사측은 적자 사업부 직원에게 3억 원 넘는 성과급을 주는 건 '성과주의' 원칙에 맞지 않는다고 봅니다.

이익을 낸 사업부에 더 많이 배분해야 한다는 겁니다.

사측은 한때 전체 부문에 40%, 사업부별로는 60%를 배분하는 안을 제시한 걸로 알려졌지만, 노조는 반발했습니다.

[최승호/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 : (경영진은) 직원들의 땀과 노력은 없고 오직 시황만이 이 회사의 성과를 결정한다고 말합니다. '인재 제일'이라던 그 말은 어디 갔습니까?]

협상을 이끌고 있는 초기업노조가 비메모리 사업부를 챙기는 데에는 전략적 이유도 있습니다.

과반 노조 지위를 지키려면 전체 직원 12만 8천여 명 가운데 6만 4천 명 안팎을 조합원으로 유지해야 하는데, 완제품 부문 5만여 명을 빼도 반도체 부문 7만 8천여 명만 잡으면 됩니다.

하지만 흑자인 메모리 사업부는 2만 7천여 명으로 반도체 부문의 35% 정도에 불과해서, 29%를 차지하는 비메모리 부서의 협조가 필수적입니다.

단일 대오에서 이탈을 막으려면 비메모리 직원도 충분한 성과급을 기대할 수 있어야 하는 겁니다.

이익은 메모리 사업부가 압도적이지만 비메모리 사업부의 인원을 무시할 수 없는 탓에, 성과주의를 앞세우는 사측의 논리를 받아들이기 쉽지 않았다는 분석입니다.

(영상편집 : 최진화, 디자인 : 전유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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