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가 3일(현지시간)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의 한 호텔에서 개최된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는 "금리 인하를 멈추고 인상하는 것에 관한 고민을 해야 할 때가 됐다"고 말했습니다.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 및 아세안+3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참석차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를 방문 중인 유 부총재는 3일(현지시간) 한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말했습니다.
유 부총재는 당연직 금융통화위원으로, 근래 금통위원이 공개 발언을 통해 금리 인상을 언급한 것은 처음입니다.
그는 중동 전쟁 발발 후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이 우려한 만큼 크게 떨어지지 않은 반면 물가는 예상보다도 더 크게 오른 점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유 부총재는 "4월에 금리를 동결할 당시 전쟁으로 인해 성장률은 낮추고 물가는 높여야 할 수 있다고 했는데, 그 후로 지금까지 상황을 보면 성장률은 당초 예상한 2.0%보다 크게 낮아지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을 주고 물가상승률은 2.2%보다 높아질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반도체 사이클이 굉장히 강하게 작용하면서 수출을 중심으로 성장률이 좋아지고, 정부 부양책으로 소비 심리도 많이 살아났다"고 말했습니다.
물가와 관련해서는 "정부의 여러 물가 정책 대응을 고려하더라도 상당한 상방 압력을 받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유 부총재는 "외부적 충격과 여러 경제 여건에 따라 이제 금리인하 사이클보다는 인상 사이클 쪽으로 넘어가지 않을까 하는 것이 개인적인 견해"라고 말했습니다.
5월 28일 열리는 다음 금통위에서 연내 혹은 특정 시점 이후 금리 인상이 가능하다는 신호가 나올 수 있냐는 질문에는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답했습니다.
그는 다만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 5월 말 금통위까지의 상황을 더 보고 정책을 결정할 것"이라면서 현재의 경기 상황이 5월 말까지 지속될 경우 점도표 형식으로 공개하는 금통위원들의 6개월 금리 전망 분포가 2월에 비해 전반적으로 상향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유 부총재는 최근 원/달러 환율 수준과 관련, "펀더멘털(기초여건)을 볼 때 과거에 비해 높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면서도 "시장에서 환율이 굉장히 문제 있다고 안 보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환율은 중동 전쟁 발발 이후 1,500원 선을 넘나들다가 최근에는 1,470∼1,480원 부근에서 등락 중입니다.
원화 국제화와 관련해서는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면서도 그 요건을 일괄적으로 정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그는 "선진국 통화처럼 거래 규제를 없앤다고 해도 외국인이 원화를 많이 쓰지 않으면 국제화가 됐다고 평가하기 어렵고, 규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이 원화를 많이 쓰면 국제화가 진행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신현송 신임 총재가 언급한 원화 국제화는 국제금융시장에서 원화가 더 많이 쓰여서 환율이 급격하게 움직이지 않아야 한다는 의미"라고 덧붙였습니다.
우리나라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급반등한 것에는 "놀랄만한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우리나라 성장률이 대만보다 낮다는 일각의 지적에는 "대만은 반도체, 특히 TSMC 한 곳만 있는 데 반해 우리나라는 자동차, 조선, 철강 등 다양하고 경제 규모도 크다"면서 양국 상황을 단순히 비교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을 올해 1.71%, 내년 1.57%로 예상한 데는 "한은이 추세적으로 추정한 잠재성장률은 2%에서 2%를 약간 밑도는 수준"이라면서 OECD의 전망은 "좀 과하다"고 평가했습니다.
반도체 실적이 성장을 견인하면서 업종·부문별 쏠림 우려가 나오는 것에는 "반도체 비중 자체가 커져서 걱정하기보다는 반도체 사이클이 꺾이거나 낙수효과가 기대만큼 나타나지 않을까 걱정할 수 있다"면서 "그러나 낙수효과는 정부 구조조정이나 재정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반도체 사이클도 최근 사이클이 지금까지 보다는 더 길어질 것이라고 보는 국내외 시각이 많아졌다"고 말했습니다.
(사진=한국은행 제공, 연합뉴스)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