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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행료 안 냈다"는데…일 유조선 호르무즈 통과 어떻게

"통행료 안 냈다"는데…일 유조선 호르무즈 통과 어떻게
▲ 자료사진

일본 유조선 1척이 이란 당국의 허가를 받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다고 이란 국영 프레스TV가 현지 시간 28일 보도했습니다.

일본 회사 소유 파나마 선적 초대형원유운반선(VLCC) 이데미쓰 마루호는 원유 200만 배럴을 싣고 걸프 해역(페르시아만)에서 출발해 호르무즈 해협을 빠져나왔습니다.

이 유조선은 이데미쓰 고산 자회사가 운용합니다.

지난달 초 사우디아라비아 주아이마 터미널에서 원유를 선적한 뒤 걸프 해역에 정박했다가 현지 시간 27일 오후 늦게 항해를 시작했습니다.

선박 추적 사이트를 보면 이 배는 이란 당국이 공지한 '안전 항로'인 게슘섬과 라라크섬 인근을 따라 운항했습니다.

한국 시간 28일 오후 11시 40분 기준으로 오만만 공해상을 항해하고 있습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선박 자동식별장치, AIS 정보를 인용해 목적지가 일본 나고야항으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페르시아만에서 일본까지 약 20일이 걸리는 만큼 다음 달 중순쯤 도착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데미쓰 고산 관계자는 일본 언론에 "선박 안전을 위해 대답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프레스TV는 이 유조선이 이란 당국의 허가를 받았다고 전했습니다.

다만 이른바 '통행료'를 냈는지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닛케이와 아사히신문은 일본 정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통행료를 내지 않았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닛케이에 이데미쓰 마루호가 62일 만에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것은 "일본 정부가 협상한 성과"라고 설명했습니다.

주일 이란대사관도 오늘(29일) 새벽 엑스(X·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이란과 일본의 역사적 우호 관계가 이번 이데미쓰 마루호의 호르무즈 해협 통과에 영향을 미쳤음을 시사했습니다.

주일 이란대사관은 1953년 닛쇼마루호 사건을 언급했습니다.

주일 이란대사관이 X에 게시한 닛쇼마루호 사진 (사진=X 캡처, 연합뉴스)
▲ 주일 이란대사관이 X에 게시한 닛쇼마루호 사진

닛쇼마루호는 이란이 석유시설 국유화 등으로 국제사회에서 고립됐던 당시 일본이 이란 석유를 비밀리에 수입하기 위해 사용한 유조선입니다.

당시 닛쇼마루호 파견으로 이란이 국제 봉쇄를 뚫을 수 있다는 점이 입증됐었습니다.

이 선박 역시 이데미쓰 마루호처럼 이데미쓰 고산 소유였습니다.

주일 이란대사관은 "양국 간 긴 우정을 증명하는 것으로, 이 유산이 오늘날까지도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일본 관련 선박은 이달 초 3척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지만, 모두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이었고 유조선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일본 언론들은 호르무즈 해협에 발이 묶인 약 40척의 다른 일본 관련 선박이 추가로 해협을 빠져나올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고 전망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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