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니시우스(왼쪽)를 향해 입을 가린 채 무언가를 말하는 프레스티아니(오른쪽)
오는 6월 개막하는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에서 상대와 대치 중 입을 가리는 선수는 레드카드를 받게 됩니다.
축구 경기 규칙을 제정하는 국제축구평의회(IFAB)는 오늘(29일 한국 시간)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특별 회의에서 상대 선수와 대치하는 상황에서 입을 가리는 선수는 퇴장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경기 규칙 개정안을 만장일치로 승인했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심판 판정에 항의하며 그라운드를 벗어나는 선수도 레드카드를 받을 수 있게 하는 규정 또한 승인했다고 알렸습니다.
IFAB는 성명을 통해 "2월 열린 IFAB 연례 총회에서 합의된 바와 같이, 이번 결정은 FIFA 주도로 모든 주요 이해 관계자와 충분한 협의를 거친 결과"라면서 "새 규정은 대회 주최자의 재량에 따라 적용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두 가지 규정은 FIFA가 제안한 것으로, IFAB의 승인에 따라 당장 올해 북중미 월드컵부터 적용될 예정입니다.
상대 선수와 대치 중 입을 가리는 선수를 퇴장시킬 수 있게 한, 이른바 '비니시우스 규정'은 인종 차별 근절 조치의 일환입니다.
지난 2월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열린 벤피카(포르투갈)와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녹아웃 라운드 플레이오프(PO) 1차전에서 불거진 사건으로 규정 마련 논의가 본격화했습니다.
당시 레알 마드리드의 비니시우스 주니오르가 2대 1 승리를 이끄는 결승 골을 넣은 뒤 코너 플래그 앞에서 세리머니를 펼치며 홈 관중과 선수들의 반발을 샀습니다.
곧이어 벤피카 미드필더 잔루카 프레스티아니와 신경전이 벌어졌고, 비니시우스가 프레스티아니가 자신을 "원숭이"라고 지칭하는 인종 차별 행위를 했다고 주장하면서 경기는 10여 분간 중단됐습니다.
프레스티아니는 '원숭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점은 부인했지만, 동성애 혐오 발언을 한 사실은 인정했고 이를 바탕으로 UEFA는 그에게 6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부과했습니다.
프레스티아니가 문제의 발언을 할 때 유니폼으로 입을 가렸기 때문에 UEFA는 인종 차별 발언을 한 점을 입증하는 데에는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FIFA는 사건 직후, 이 같은 행위에 대한 제재 규정 도입을 제안했습니다.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은 "선수가 입을 가리고 인종 차별적인 발언을 한다면, 당연히 퇴장당해야 한다"면서 "숨길 게 없다면, 말할 때 입을 가리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올해 1월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결승에서 발생한 혼란스러운 상황의 재발을 막기 위한 조치도 마련됐습니다.
당시 세네갈 선수들은 개최국 모로코에 페널티킥이 주어지자 이에 항의하며 라커룸으로 철수했다가 돌아와 연장전에서 득점해 1대 0으로 승리했습니다.
이후 아프리카축구연맹(CAF) 항소위원회가 모로코의 이의를 받아들이면서 지난 3월 세네갈의 우승이 박탈됐습니다.
심판 판정에 항의하며 그라운드를 이탈하는 선수에게 퇴장을 줄 수 있도록 한 새 규정은 선수들이 경기장을 떠나도록 부추긴 팀 관계자에게도 적용됩니다.
IFAB는 "경기를 중단시키는 원인을 제공한 팀은 원칙적으로 몰수패 처리된다"고 덧붙였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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