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시진핑
미국의 호르무즈 해협 역봉쇄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정상회담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이번 조치가 중국을 딜레마에 빠트리고 있으며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 방중 가능성도 작아질 수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현지시간 13일 보도했습니다.
지난 2월말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이후 중국 정부는 스스로 중재자적 역할을 부각하고는 있으나 사실상 모호한 태도를 유지해오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선언으로 시작된 미군의 '맞불 봉쇄'는 중국을 끌어들여 이란의 입장을 누그러뜨리고 이번 전쟁의 출구를 마련하려는 전략으로 보입니다.
미 워싱턴 소재 컨설팅사 리흘라 리서치 앤드 어드바이저리 설립자인 제시 마크스는 미군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조치에 대해 "(이란) 전쟁 내내 피하려고 했던 정치적 딜레마로 중국을 몰아넣는다"라면서 "봉쇄가 길어질수록 중국은 미국과 이란 사이에서 전략적인 모호한 입장을 유지하기가 어려워진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이어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베이징에서 마주 앉기 한 달 전에 중국의 에너지 이익을 직접 위협할 수 있는 봉쇄를 시작한 것은 미국 측의 협상 전술일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동 전쟁으로 인해 일정을 한 차례 연기, 오는 5월 14∼15일 중국을 방문할 예정입니다.
이는 10년 만에 이뤄지는 미국 대통령의 중국 방문입니다.
이를 앞두고 이란산 원유를 실은 중국 국적의 선박들이 실제 차단되는지, 중국이 어떠한 반응을 나타낼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중국 정부는 미국 제재를 피해 이란산 원유를 나르는 이른바 '그림자 선단'이나 선박 환적, 위안화 결제에 기반한 '회색 네트워크'를 통해 이란산 원유 거래를 계속해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이런 의혹을 부인해왔으며 양자 무역은 국제법의 틀 안에서 이뤄진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번 조치는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무기화를 무력화시키려는 전략이기도 합니다.
마크스는 "이란 정부가 통행료 부과를 부분적으로라도 상시화한다면 이는 이란 정부에 원유 수출과 독립된 수익원을 제공하게 된다"라며 "미국 정부가 바로 그것을 막으려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량샹 상하이 국제문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이번 맞불 봉쇄 조치가 호르무즈 해협의 완전한 마비 상태를 초래해 중국의 이익에 의심할 여지 없이 막대한 타격을 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그는 봉쇄 조치가 중국의 공급망, 에너지 안보, 걸프 국가들과의 무역에 영향을 줄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세관 자료 따르면 걸프 국가들은 지난해 중국이 수입하는 원유의 42%를 공급했습니다.
중국 원유 수입의 12%가 이란에서 왔다고 선박 추적 정보 업체 케이플러(Kpler)는 추산했습니다.
진량샹은 "호르무즈 해협 위기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방문 가능성은 분명히 더 낮아질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방문에 나서기로 한 정치적 계산은 중국과의 무역 관계와 다가오는 중간선거에 대한 압박에서 나왔다"고 진단했습니다.
이번 사태로 미국과 중국이 직접 대치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습니다.
조흐레 하라지 태헤란대 부교수는 싱가포르의 중국어매체인 연합조보에 "미국의 제국주의적 압박은 이란 입장에서 낯선 것이 아니며 오히려 이란의 해협 주권에 대한 국가적 영욕에 정치적 상징성을 부여하게 된다"라며 "이란은 이미 공중과 지상에서 미군과 맞붙은 전력이 있으며 해상에서도 결코 사정을 봐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나아가 그는 "중국 또한 에너지 수송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군함을 보내 호위하게 될 경우 미국과 중국은 직접 대치 상태에 놓일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앞서 미국과 이란의 이슬라마바드 협상은 핵 프로그램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 문제를 둘러싼 이견을 좁히지 못해 결렬됐습니다.
미국은 핵 문제와 호르무즈 해협에 초점을 맞췄지만, 이란은 보다 광범위한 수준의 합의를 원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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