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미국 증시 상장에 나선 것은 해외 자금 조달 기반을 확대하고, 고대역폭 메모리(HBM)와 같은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 주도권을 강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됩니다.
빠르게 성장하는 AI 메모리 시장과 신규 팹(공장) 구축 등 대규모 투자에 대응하기 위해 자금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고 글로벌 경쟁에서 우위를 점한다는 구상입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4일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상장을 위한 공모 등록신청서(Form F-1)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비공개로 제출했다고 오늘(25일) 공시했습니다.
예탁증서(DR)는 기업 주식을 해외 시장에서 유통하기 위해 발행하는 대체증권입니다.
기업이 원주식을 국내 보관기관에 맡기면 이를 담보로 해외 예탁기관(현지 은행 등)이 예탁증서를 발행해 해외시장에서 거래될 수 있도록 합니다.
미국에서 발행되는 예탁증서는 ADR이라고 불립니다.
업계에선 미국 시장에서 ADR이 거래되면 SK하이닉스가 미국 반도체 회사인 마이크론과 같은 경쟁사 수준으로 기업 가치를 재평가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SK하이닉스의 작년 글로벌 HBM 시장 점유율은 50% 중반 수준인 반면 마이크론은 20% 초반에 그칩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에서 SK하이닉스는 47조 2천63억 원을 기록하며 마이크론(24조 2천억 원)을 크게 앞섰습니다.
그러나 주가수익비율(PER)은 마이크론이 SK하이닉스보다 2배 이상으로 거래되면서 SK하이닉스가 저평가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특히 미국 상장 후 마이크론에 대한 투자 수요가 SK하이닉스로 옮겨갈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메모리 칩 부족 현상이 2030년까지 지속할 수 있다는 관측 속에 미국 상장 추진과 함께 SK하이닉스의 기업가치가 크게 상승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습니다.
앞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16일(현지 시간) 미국에서 열린 엔비디아 연례 개발자회의 'GTC 2026' 전시장에서 ADR 상장 가능성과 관련해 "상장을 검토하고 있다"며 "한국 주주들뿐 아니라 미국·글로벌 주주들에 노출될 수 있어 (상장이 결정되면) 더 글로벌한 회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다만 SK하이닉스는 올해 중 상장을 목표로 추진하면서도 공모 규모와 방식, 일정 등 세부 사항은 아직 확정하지 않은 상태입니다.
당초 시장에서는 SK하이닉스가 보유 중인 자사주를 활용해 ADR을 발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제기됐으나, 지난달 자사주 상당수를 소각해 이를 활용한 ADR 발행은 현실적으로 어렵게 됐습니다.
현재 거론되는 유력한 방식은 회사가 신규 주식을 발행하고 이를 기반으로 ADR을 상장하는 구조로, 기업이 직접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대규모 설비 투자와 AI 메모리 수요 대응이 필요한 SK하이닉스의 상황을 고려하면 자금 확보 측면에서 가장 현실적인 방식으로 평가됩니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ADR 기준가는 국내시장에 상장된 본주에 환율과 ADR 교환 비율을 고려해 결정될 예정"이라며 "다만 외국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새로 수요를 예측하는 만큼, 현시점의 사업 전망을 적시적으로 반영한 가치평가가 이뤄져 새로운 밸류에이션 기준점이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습니다.
또 다른 방식으로는 기존 주주가 보유 주식을 예탁기관에 맡기고 이를 기반으로 ADR을 발행하는 주주 참여 방식이 있습니다.
예탁기관이 시장에서 주식을 매입해 ADR을 발행하는 방식도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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