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구로경찰서
서울의 한 구청 공무원이 여성 동료의 사진을 무단 도용해 AI 합성을 하고 SNS에 게시했다가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걸로 확인됐습니다.
서울 구로경찰서는 구로구청 소속 A 씨에 대해 명예훼손 등 혐의로 수사하고 있다고 오늘(19일) 밝혔습니다.
A 씨는 지난해 11월 같은 과 소속 여성 공무원 B 씨의 사진을 구청 조직도에서 남몰래 내려받은 뒤 생성형 AI를 활용해 여러 개의 합성물로 제작하고 이를 SNS 프로필에 게시한 혐의를 받습니다.
합성물에는 민소매 차림의 B 씨가 A 씨를 끌어안거나, 어깨에 손을 얹은 채 바라보는 등 연출이 담겼는데, 이 같은 사실을 뒤늦게 파악한 B 씨는 "마치 연인 관계인 것처럼 합성물을 만들었을 뿐 아니라 이를 누구나 볼 수 있는 SNS에 게시해 강한 성적 수치심과 모욕감을 느꼈다"라며 A 씨를 경찰에 고소했습니다.
현행 성폭력처벌법에 따르면, 누군가의 신체나 얼굴을 당사자 의사에 반하여 성적 욕망이나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형태로 편집, 합성할 경우 7년 이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습니다.
성비위 사건 수사가 시작되면서 A 씨는 직위해제 조치됐습니다.
그런데 취재 결과, A 씨가 최근 복직해 일선 주민센터에서 정상근무 중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경찰이 고소장 접수 3주 만에 성범죄 혐의는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하면서 직위해제 처분이 철회된 겁니다.
SBS가 입수한 불송치 결정서에서 경찰은 A 씨가 만든 합성물들에 대해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을 정도로 합성된 것이라고 보여지지 않는다"라고 적시했습니다.
관련 판례와 함께 "등장인물이 청바지와 민소매 티를 입고 있을 뿐 특별히 신체의 전부 또는 일부를 겉으로 드러내고 있지 않는 점, 뒤에서 안고 있거나 옆에서 쳐다보는 것 이외에 성적인 행위로 해석될 수 있는 어떤 모습을 보이고 있지 않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도 덧붙였습니다.
경찰은 다만 명예훼손 혐의는 인정된다고 보고 불구속 송치했는데, 검찰은 이마저도 보완수사가 필요하다며 경찰에 돌려보냈습니다.
추가 수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A 씨에 대한 구청 내부 감사나 징계는 5개월째 감감무소식입니다.
A 씨는 SBS 취재진과 만나 "직원 사진을 내려받아 쓴 건 잘못"이라면서도 "연예인 등 사진을 AI로 합성하는 게 취미다. 자기 만족을 위한 창작 활동일 뿐 성적 의도는 없었다"라고 해명했습니다.
사건 이후 정신적 고통으로 치료를 이어온 피해자 B 씨는 A 씨 행위가 디지털 성범죄가 아니라는 경찰 결정에 강하게 반발하며 검찰에 이의신청서를 냈습니다.
B 씨는 "가해자에게 '특정 신체 부위를 노출하거나 성관계 행위만 연출하지 않으면 어떤 사진이든 합성해도 괜찮다'는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며 "누구보다 강한 윤리의식이 요구되는 공무원 간부가 취미를 내세우며 상식 밖의 행위를 한 만큼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라고 거듭 촉구했습니다.
자세한 내용, 잠시 뒤 SBS 8뉴스에서 전해 드립니다.
(사진=연합뉴스TV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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