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프 핵심요약
이스라엘은 이번 전쟁의 1순위 수혜자로 꼽히며, 러시아는 전략적 이득을 얻고 있고, 사우디와 UAE는 향후 재건 과정에서의 수혜가 예상됩니다.
중국은 에너지 의존도를 다변화하고 막대한 비축유와 석탄 비중 덕분에 단기적 타격이 적으며, 이란을 카드로 활용해 실질적인 이익을 미국으로부터 얻어내려 할 것입니다.
가장 곤란한 쪽은 이란(수출 차질), 에너지 의존 국가(한국 등 경제 타격), 북한(김정은, 핵 전략 불안)으로, 전쟁 장기화 시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습니다.
※ 2026. 3. 12. 출고된 영상을 바탕으로 제작된 기사입니다.
이 전쟁으로 가장 이득을 보는 세력, 반대로 가장 곤란해진 세력은 어디일까요? 일단 자기 목표를 이뤄가고 있다는 점에서 지금 전 세계 많은 전문가들이 거론하는 1번은 이스라엘과 네타냐후 총리입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도 이 전쟁이 언제 어떻게 끝나든 재건에 돌입하게 될 때 함께 수혜를 입을 걸로 꼽히고, 2위는 러시아와 푸틴 대통령. 푸틴은 지금 그야말로 손 안 대고 코를 풀게 됐다는 분석이 잇따릅니다.
3위부터는 이득이 클지 손해가 클지 아직은 불확실성이 더 큰 논쟁의 영역인데요. 바로 중국에 대한 견해들이 크게 엇갈리고 있습니다. 이란이 중국의 에너지 거점이라서 중국이 당장 아주 급하게 됐다더라, 중국 이제 큰일 났다 이런 얘기를 요즘 많이 들어보셨을 텐데요. 분명한 건 에너지 수급 측면에서도 중국이 단기적으로는 남들보다 버티면 더 버텼지 급할 게 없다, 이번 전쟁이 중국에게 위기이자 기회라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왜일까요? 그리고 이달 말로 계획된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은 이번 전쟁에 어떤 계기로 작용하게 될까요?
마지막으로 이득 볼 게 없는 곳은 당연히 이란, 그리고 전쟁이 길어질수록 전 세계 경제, 한국을 비롯해서 에너지 대외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일 거고요. 가장 불안한 사람, 밤에 잠이 안 올 사람은 북한의 김정은이라는 얘기가 나오는데요. 이것도 우리에겐 엄청난 불안 요인입니다.
전쟁의 진행 상황에 따라서 당연히 이 순위들에 대한 의견들은 달라질 수 있겠고요. 미국과 트럼프 대통령이 이 중 어디에 위치하게 될지는 앞으로 좀 더 명확해질 텐데요.
도널드 트럼프 | 미국 대통령
(군에게 내가 물어봤어요) '이란 함정 그거 나포하지 그랬어요? 나포해서 우리가 쓰면 되잖습니까, 왜 격침시켰어요?' 그랬더니 '격침시키는 게 더 재밌죠' 하더라고요.
(군에게 내가 물어봤어요) '이란 함정 그거 나포하지 그랬어요? 나포해서 우리가 쓰면 되잖습니까, 왜 격침시켰어요?' 그랬더니 '격침시키는 게 더 재밌죠' 하더라고요.
에브라힘 졸파가리 | 이란 이슬람 혁명수비대 대변인
배럴당 200달러의 기름값을 감당할 수 있으면, 이 게임을 계속해 보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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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원유와 천연가스 물동량의 20% 이상이 지나는 이란 앞바다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되면서 원유 공급에 비상이 걸렸지만, 선박들의 위치를 추적하는 자동 식별 시스템을 통해서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상황은 조금 더 복잡합니다.
지금 이란 전쟁은 GPS 신호를 교란하는 전자전도 활발하기 때문에 여기 보이는 선박들의 위치도 액면 그대로 믿기는 어렵고요. 미국의 유조선 추적 업체인 탱커트래커스는 특히 이란에 대한 공격이 시작된 2월 28일 이후로 열흘 동안 이란의 원유 수출 터미널인 카르그 섬으로부터 호르무즈 해협 밖으로 빠져나간 이란 기름이 1천2백만 배럴 정도 된다고 추산했습니다.
이 해협을 오가는 원유량이 평상시에는 하루에 1천5백만 배럴 안팎이었던 걸 생각하면 그렇게 많은 양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어쨌든 이란의 외화벌이가 완전히 끊기지 않은 걸로 보인다는 겁니다. 특히 위성 신호를 끄고 남몰래 움직이는 이른바 그림자 선단들까지 고려하면 실제 이란이 여전히 수출하고 있는 기름은 훨씬 더 많은 양일 수 있죠. 그러면 지금도 이란을 빠져나가고 있는 이 기름들은 어디로 향하고 있을까요?
전쟁 전에도 이란이 수출하는 전체 원유의 80~90%까지 싼 값에 중국으로 들어간 걸로 추산되죠. 보통 말레이시아 해역 근처에서 말레이산 원유로 이른바 택갈이를 해서 중국으로 갔던 걸로 알려져 있는데요. 그렇다면 지금처럼 온 세상이 들여다보고 있을 때 드러내놓고 받지는 못한다고 해도 지금 빠져나가고 있는 이란 원유 상당량의 최종 목적지도 짐작이 된다는 겁니다.
3월 들어서 '호르무즈 해협을 오갔다' 확인되는 배들은 사실 하루에 두세 척 정도밖에 안 됩니다. 사우디 기름을 실은 그리스 배 한 대가 위성 신호를 끄고 무사히 빠져나와서 인도로 가고 있다고 해서 화제긴 하지만, 그 외에는 거의 이란 선박들, 아니면 다른 국적이긴 하지만 몰래 하는 이란 원유 거래의 특징을 보이는 배들, 또는 '이 배는 중국 거다' 위성 신호를 대놓고 띄운 배들 두어 척이었다는 게 해상 교통 추적 업체 윈드워드의 분석입니다. 중국과 연관된 선박이라면 역시 이란 혁명수비대가 공격을 안 하는 건가? 이런 인상을 주기 시작했죠.
중국이 이미 '중국 선박들에 대해서는 안전을 보장해라' 이란과 협의에 들어갔다는 얘기가 흘러나왔는데요. 실제로 중국 배들이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중국 쪽에서도 이란 선박들이 출발한 게 포착됐습니다. 탄도 미사일 추진체를 만들 수 있는 원료가 실린 걸로 추정된다는 외신 보도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중국이 이란에 대놓고 군사적인 지원은 하지 못해도 이런 식의 발뺌이 가능한 지원은 전부터 해왔다, 미국과의 전면전이 여전히 초기 단계인 이 국면에서도 중국과 이란 사이의 최소한의 경제적 협력을 완전히 단절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중국 '에너지 공든 탑' 미국에 무너졌나?
이란은 트럼프 1기였던 2018년에 미국의 제재가 시작되면서 기름 수출길이 막혔습니다. 이후로 이란을 먹여 살린 게 사실상 중국입니다. 2018년은 미중 패권 갈등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시기이기도 하죠. 중국은 이때부터 이란과의 전략적인 연대를 본격화합니다.
2021년에는 지금 환율로 무려 우리 돈 600조 원 가까이 이란에 투자하겠다는 협정을 맺었습니다. 앞으로 25년간에 걸쳐서 이 거금을 투자할 테니까 대신 이란은 원유를 중국에 아주 싼 값에 팔아라. 그리고 달러로 안 준다. 위안화로 결제하거나 물물거래한다. 베네수엘라 사태 때 말씀드렸던 것과 똑같은 구조입니다.
그런데 중국이 장기간 공들여서 구축해 온 이 반미 전선의 에너지 거점들을 올해 들어서 트럼프 정부가 차례로 공격하기 시작한 겁니다. 베네수엘라 공습의 이유 중에 분명히 중국이 있었고, 이번 이란전에서도 중국이 입을 타격이 고려된 점은 명백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에 이미 베네수엘라 다음 타깃은 이란과 쿠바가 될 거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대놓고 자기 SNS에 공유한 적도 있습니다.
사실 중국의 에너지 타격은 베네수엘라 때보다 훨씬 더 클 수 있습니다. 이란은 중국 전체 원유 수입량의 14%를 차지합니다. 베네수엘라산의 세 배가 훌쩍 넘죠. 올해 들어서 석 달이 채 지나지 않았는데 중국은 벌써 전체 원유 수입량의 20% 가까이 차질을 빚게 된 겁니다.
뚜껑 열어보니..중국은 급할 게 없다?
그런데도 중국이 급할 게 없다? 중국의 전략 비축유는 12억에서 최대 14억 배럴에 이르는 걸로 추산되는데 중국 원유 수요의 3개월 치는 확실히 넘습니다. 미국이 전략 비축유를 푸는 걸 검토 중이라는 얘기가 계속 나오는데 미국이 비축해둔 기름은 중국의 3분의 1 정도입니다.
결정적으로 중국의 에너지 분포에서 기름이 차지하는 비중이 흔히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적습니다. 중국은 여전히 석탄 국가입니다. 에너지의 60%를 석탄에서 충당합니다. 우리나라는 40% 가까이를 기름에서 충당하는 것과 대조되죠. 우리나라는 오일 쇼크가 치명적이지만 중국은 석탄 쇼크가 와야 치명적이라는 겁니다.
무엇보다 중국은 2000년 이후 에너지를 밖에 의존하는 걸 줄여야 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30년 가까이 에너지 거점들을 다변화해 왔습니다. 원유의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수송도 줄였고 원자력, 태양열, 수력, 풍력 같은 대체 에너지들을 중점적으로 키워서, 중국의 에너지 중에 원유 비중이 안 그래도 18% 정도인데 지난해 말로 이것도 정점을 찍었다는 분석까지 나옵니다.
이렇다 보니까 지금 중국의 전체 에너지 분포에서 호르무즈 해역을 통해서 들어오는 원유가 차지하는 비중이 6.6%에 그치더라는 게 노무라 증권의 추산입니다. 이란으로부터의 원유 수입량이 아니고, 중동 전체에서 중국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들여와야 하는 원유량을 놓고 봐도 그렇다는 겁니다.
게다가 호르무즈를 통해 들어오는 천연가스 수입량은 그것보다 더 미미해요. 비중이 0.6% 정도밖에 안 되거든요. 그래서 오히려 아시아에서는 중국이 이번 전쟁을 버틸 수 있는 맷집이 제일 강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원유? 필요 없어" 중국의 진짜 노림수
물론 중국이 이란에 공들인 걸 다 놓고 나와야 한다면 당연히 중국으로서는 엄청난 타격입니다. 베네수엘라에 이은 두 번째 충격이고요. 중국이 이란에 투자하기로 한 600조 원 중에서 아직 실제로 집행한 금액은 그리 크지 않다는 얘기도 나오지만 이런 장기 전략이 어그러지는 것은 단순한 돈의 액수보다 훨씬 더 큰 손해죠.
하지만 지금 중국 입장에서는 전체 에너지 공급량의 2% 정도를 차지하는 이란으로부터의 수입량을 영원히 포기해야 한다고 쳐도 그보다 훨씬 더 큰 문제들이 많다는 겁니다. 중국 내부의 권력 다툼이 심각한 상태인 데다 미국에서 얻어내야 할 것도 더 긴급한 게 많습니다. 미국이 타이완에 무기 판매를 비롯한 전력 지원을 최대한 못하게 하고 싶다, 또 반도체 규제, AI 규제를 미국이 좀 더 풀어줬으면 좋겠다, 이런 것들이 중국 입장에선 더 급할 거라는 거죠.
중국이 이란을 놓치지 않는 게 정말 아젠다의 1번이라면 미국의 공중전에 필수적인 희토류에 통제를 걸고 문제를 크게 만들 수도 있을 겁니다. 반대로 미국의 편을 확실히 들 거면 이란 원유를 아예 그만 사거나 앞서 살펴봤던 중국발 이란 선박의 경우 같은 간접 물자 지원 같은 걸 차단함으로써 이란 지도부를 수세에 몰리게 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중국은 미국이 방중을 계기로 이란전 전면전에서는 발을 빼고자 하면 거기에 부응해 주면서 타이완이나 AI 개발 같은 중국의 제1 아젠다에 유리한 점들을 얻어내려고 할 거란 얘기입니다. 트럼프 방중이 어쨌든 이번 사태의 출구 시점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이철 | '차이나테크의 역습' 저자
(이번 트럼프 방중에서) 양쪽 모두 적극적인 회담을 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중국 입장에서는 트럼프가 빈손으로 가게 되는 모양을 만드는 건 미국과의 관계를 운영해 나가는 데는 좋지 않다. 미국으로부터 뭔가를 사줘서 트럼프의 체면을 세워주게 될 것이고, 현재 진행되고 있는 중동의 불안정한 상황에 대해서 미국이 조기에 안정을 찾을 수 있도록 조치해 줄 것을 촉구하는 이런 정도가 되지 않겠나..
(이번 트럼프 방중에서) 양쪽 모두 적극적인 회담을 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중국 입장에서는 트럼프가 빈손으로 가게 되는 모양을 만드는 건 미국과의 관계를 운영해 나가는 데는 좋지 않다. 미국으로부터 뭔가를 사줘서 트럼프의 체면을 세워주게 될 것이고, 현재 진행되고 있는 중동의 불안정한 상황에 대해서 미국이 조기에 안정을 찾을 수 있도록 조치해 줄 것을 촉구하는 이런 정도가 되지 않겠나..
이란과 베네수엘라의 결정적 차이가 있다는 말씀을 드린 적이 있습니다. 지금의 이란 체제가 힘이 더욱 빠진다고 해도, 미국 입맛에 맞는 친미 정권으로 교체되지 못하고 결국 지금까지 미국이 중동에서 치렀던 다른 전쟁들과 마찬가지로 깔끔한 끝맺음이란 건 없이 차츰 국지 게릴라전으로 축소된다고 하면 더욱 허약해진 이란은 중국에 경제적으로 좀 더 종속될 수밖에 없을 겁니다. 지금까지도 미국의 제재 덕분에 오히려 중국의 대이란 영향력이 커졌던 것처럼 중국이 다시 기회를 엿볼 수도 있을 거란 거죠.
꼬여버린 중동 정세...러시아, '불난 집' 웃으며 구경중?
러시아 푸틴으로서는 지금 앉아서 호재들을 잡게 됐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9일 갑자기 푸틴 대통령과 한 시간에 걸친 통화를 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이란전을 빨리 끝내겠다고 얘기하고 110달러까지 치솟았던 유가를 일시에 80달러대로 돌려놨습니다. 러시아가 지금 이란이 중동 지역의 미국 레이더 시설들을 드론 타격할 수 있게 군사 정보를 대신 수집해 주고 있다는 얘기들이 흘러나오고요. 미국이 인도에게 제재하고 있는 러시아산 원유를 한 달간만 사도 된다고 허용한 이후에 이루어진 통화입니다.
두 정상의 통화에서 러시아 원유에 대한 제재 추가 완화를 구체적으로 논의하지는 않았다고 하지만 분명히 미국이 만지작거리고 있는 카드고, 푸틴 대통령에게 '이란 돕지 마, 우리 전쟁 빨리 끝내게' 이런 의견이 전달됐을 수 있다는 거죠.
중국이나 러시아나 미국의 심기를 결정적으로 건드리지 않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미국이라고 해도 모든 적과 동시에 싸울 수는 없다. 중국·러시아·이란·북한을 동시에 쥐어박을 수는 없는 건데, 지금 트럼프 정부가 자칫 이 모든 걸 동시에 할 수 있다.
이란전이 베네수엘라 공습처럼 단기간에 확실한 승리로 끝나서 중국과 러시아를 조여 나가는 것까지 쾌속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생각을 했던 건 아닐까? 이번 전쟁이 장기간의 국지적인 소모전으로 접어들게 되면 결국 중동에서 물리적 위상을 계속 높여가고 있는 이스라엘과 사우디, 아랍에미리트에게 경제적 기회는 생기겠지만, 중동 정세는 더욱더 꼬여가고 훗날 산발적인 테러나 폭력의 빌미를 남기게 되지 않을까?
이번 이란전이 어떻게 끝나느냐에 따라 미국의 북한 핵에 대한 정책 결정도 상당 부분 좌우될 걸로 보이기 때문에, 한국으로서는 이 모든 문제들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취재 : 권애리, 촬영 : 박우진·황세회, 구성 : 김은지, 편집 : 채지원, 디자인 : 채지우, 제작 : 지식콘텐츠IP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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