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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세 할머니 '뭉클한 도전'…연필 잡은 지 7년 만에 학사모

김정자 할머니
"컴퓨터를 못 해서 A4 용지 석 장짜리 보고서를 손으로 쓰는 데 하루 종일 걸리기도 했죠. 그래도 앞으로 더 공부하고 싶어 졸업 후 아동학과에 진학합니다."

2024학년도 수능 최고령 수험생으로 화제를 모았던 김정자 할머니(85)가 숙명여대 미래교육원에서 사회복지학 전공 과정을 마치고 오늘(27일) 졸업했습니다.

올해로 85세인 김 할머니는 78세에 처음 한글 공부를 시작해 중·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숙명여대에 입학했습니다.

연필을 잡은 지 7년 만에 전문학사 학위를 따낸 것입니다.

2023년 tvN 예능 프로그램 '유퀴즈 온 더 블록'에 출연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던 김 할머니는 지난해 대한민국 전국 평생학습교육원 제22회 대회에 응시해 교육부 장관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남색 졸업 가운에 학사모를 쓴 김 할머니는 굽은 허리로 학위수여식 단상 위로 천천히 올라와 "이 모든 순간은 학교에서 배운 공부와 응원해준 고마운 친구들 덕분"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입학부터 졸업까지 감사한 마음만이 가득하다고 했습니다.

특히 거동이 불편한 자신을 위해 책가방을 들어주고 택시를 잡아준 숙명여대 학우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표했습니다.

할머니는 "얼마 전 바람도 불고 너무 추웠는데 한 여학생이 '할머니 택시 타시려고 그래요' 하면서 택시를 잡아줘서 너무 고마웠다"며 "역까지 데려다주는 학생들도 아주 많았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수업이 끝난 후 교수실에 찾아갈 때마다 질문을 받아준 교수들에게도 감사 인사를 전했습니다.

할머니의 대학 생활이 처음부터 순탄했던 것은 아닙니다.

통학에 세 시간 넘게 걸린 데다 컴퓨터를 할 줄 몰라 손으로 보고서를 써야 했기 때문입니다.

그는 "걸음을 잘 못 걸어 집에서 오는 데 3시간 반이 걸렸다"며 "대학 와서 보니 공부가 고등학교 때와 천지 차이라 리포트 쓰는 게 너무 힘들었다"고 말했습니다.

또 무거운 책을 들고 다닐 수 없어 교재를 두 권씩 사서 한 권은 집에, 한 권은 학교에 두고 공부를 이어갔다고 전했습니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김 할머니는 수업을 한 번 놓치면 다시 배우지 못한다는 생각에 결석도 최대한 하지 않았습니다.

배움에 대한 열정은 여기서 멈추지 않습니다.

할머니는 앞으로 아동학 연계전공(4년제)에 추가 입학해 어려운 환경에 있는 아이들에게 작은 희망이라도 전달하고 싶다는 포부를 전했습니다.

김 할머니는 또렷한 목소리로 "건강이 허락할지 모르겠지만 하늘이 부르는 그날까지 연필을 내려놓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해외에 있는 손주들과 대화하고 싶다는 목표를 위해 영어 공부도 꾸준히 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날 숙명여대 학점은행제 졸업식에는 교육부장관 명의의 학위를 받는 40대부터 8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졸업생 16명이 참석했습니다.

문시연 숙명여대 총장은 "이날의 결과는 시간의 길이를 채운 결과가 아니라 포기하지 않고 이어온 도전의 깊이의 결실"이라며 졸업생들을 격려했습니다.

(SBS 디지털뉴스부/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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