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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상업위성, 이란 전개 미군 자산 공개…미국에 견제구?

중국 상업위성, 이란 전개 미군 자산 공개…미국에 견제구?
▲ 그리스 크레타섬 입항 미 항공모함 제럴드 R. 포드함

중국의 민간 상업위성 업체가 근래 이란 주변에 전개되는 미 항공모함 등 전략 자산 동향을 '현미경 관찰'로 공개해 주목된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2년간 미군 모니터링 게시물을 꾸준히 올려온 중국 미자르비전이 최근 미국과 이란의 정치·외교·군사·안보 갈등과 대립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이란 주변의 미군 현황과 군사적 움직임을 상세하게 공개하고 있습니다.

이 업체는 지난 한 달간 사우디아라비아·요르단·그리스·카타르에 배치된 미군 자산을 자세하게 소개해왔으며, 25일 세계 최대 항모인 미 해군의 제럴드 R. 포드함이 그리스 크레타섬에 도착한 것을 계기로 이란 주변의 미군 상황을 업데이트해 공개했습니다.

여기에는 관련 미군 시설에 있는 미군 전투기의 수량과 기종, 방공시스템과 관련한 내용이 포함됐습니다.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최근 지중해에 진입해 그리스 크레타섬에 입항한 제럴드 R. 포드함이 아라비아해의 에이브러햄 링컨 항모 강습단에 합류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아울러 미군은 이란 부근 호르무즈 해협에 맥폴함과 미처함, 홍해에 델버트 D. 블랙함 등 군함을 대규모로 배치했습니다.

또 중동 지역에 F-35, F-22를 포함한 스텔스 전투기와 B-52H 등 전략 폭격기 수백 대는 물론 조기경보기와 급유·수송기도 대거 집결시켰습니다.

미자르비전은 게시물을 통해 "고화질 위성 이미지로 볼 때 알 우데이드 공군 기지의 급유기와 수송기가 모두 감소했지만, 방공 및 미사일 방어시스템은 여전히 배치돼 있다"고 전했습니다.

카타르 도하 남서쪽에 있는 중동 최대 규모인 알 우데이드 공군 기지는 미군의 중동·중앙아시아 작전의 핵심 허브 역할을 하는 곳으로 미군 1만 명이 주둔합니다.

작년 6월 미군의 핵시설 공습에 대한 보복으로 이란이 해당 기지를 공격하기도 했습니다.

미자르비전은 인도양 중심부에 있는 디에고 가르시아 미 공군 기지도 정밀 감시해 그 현황을 상세히 전하고 있습니다.

미군의 이란 공격이 현실화할 경우 핵심 물류기지가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이 업체는 지난 22일 미군 C-17 수송기 편대가 "여전히 중동에 군수 물자를 수송하기 위해 대서양을 횡단하고 있다"고 게시한 바 있습니다.

미자르비전 소개 영상 장면

SCMP는 중국의 민간 기업이 미국과 이란 간 갈등·대립이 극도로 고조되는 상황에서 이처럼 민감한 미군의 군사 정보를 공개하는 것이 이례적이라고 전했습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중국 분석 책임자였던 데니스 와일더 조지타운대 교수는 "중국 당국이 민간기업인 미자르비전의 미군 관련 현황과 동향 공개를 허용하는 이유가 뭔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와는 달리 중국 내에선 미자르비전의 이 같은 정보 공개를 환영하고 있습니다.

인민해방군 퇴역 대령인 웨강은 기밀이 아니면서도 진입 장벽이 낮은 미군 관련 정보로 중국 내 연구기관과 해외 사업체 등이 혜택을 보고 있다면서 "중국의 국가 정보 역량을 보완할 수 있는 유익한 탐색"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인민해방군 교관 출신 군사평론가인 쑹중핑은 "미자르비전의 미군 동향 정보 공개는 위성 탐지 능력을 보여주는 것이자 홍보 행위"라고 전했습니다.

미자르비전은 2024년에 필리핀 인근 해역을 순찰하는 중국 항모 산둥함을 찍은 위성사진을, 2023년에 미해군 P-8A 대잠 초계기의 타이완해협 상공 비행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실제 미자르비전은 자사 웹사이트를 통해 인공지능(AI) 기술을 통한 지리적 비즈니스 인텔리전스 분석 전문기업이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업체가 중국 인민해방군과 연계한 상업 위성 운용으로 정찰·첩보 활동을 한다는 것이 외교가 시각입니다.

중국 당국이 직접 나서지 않고 민간 기업을 통해 미군 정보를 공개함으로써 외교적 마찰을 피하면서도 대미 견제를 하려는 회색 전술이라는 것입니다.

미자르비전이 고해상도 정찰 능력으로 중동 각 지역 미군기지의 첨단 자산 현황과 동향을 실시간 포착해 공개함으로써 미국에 경고 메시지를 날리는 한편 중동 내 이해 당사국의 호응을 얻어 중국 영향력을 확장하는 역할을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를 통해 중동 지역에서 미군의 전략적 모호성을 무력화하고, 이란을 포함한 중동 지역 내 반미 연대를 강화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사진=홍콩 SCMP 캡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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