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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찌에도 금메달 딴 듯 환호… "우리는 승리자"

꼴찌에도 금메달 딴 듯 환호… "우리는 승리자"
▲ 이스라엘 봅슬레이 남자 2인승 팀

"우리는 희생자(Victims)가 아니라 승리자(Victors)입니다."

어제(16일, 한국시간)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봅슬레이 남자 2인승 1·2차 시기 경기가 열린 이탈리아 코르티나 슬라이딩 센터.

선두에 무려 5초 가까이 뒤진 최하위 이스라엘 팀 선수들은 썰매에서 뛰어내리더니 마치 금메달이라도 딴 듯 환호했습니다.

이스라엘의 AJ 에델만과 메나헴 첸은 1·2차 시기 합계 1분 54초 60의 기록으로 26개 팀 중 26위에 그쳤습니다.

스타트와 피니시 모두 가장 느렸고, 선두인 독일의 요하네스 로크너 팀과의 격차는 4.7초나 됐습니다.

이는 0.01초까지 다투는 봅슬레이에선 영겁에 가까운 시간입니다.

하지만 에델만은 공동취재구역에서 당당한 모습만 보였다고 미국 NBC는 전했습니다.

에델만은 "국가를 대표해 이 자리에 섰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축하받을 일"이라고 힘줘 말했습니다.

에델만의 도전은 그 자체로 이스라엘 동계 스포츠의 역사입니다.

2018년 평창 대회에서 이스라엘 최초의 스켈레톤 선수로 이름을 남겼던 그는 이번엔 럭비, 육상 선수들을 끌어모아 봅슬레이팀을 꾸렸습니다.

전임 코치가 없는 건 물론이고, 장비 대여료를 사비로 충당해야 하는 열악한 환경이었습니다.

이탈리아에 오기 전 훈련 기지로 사용하던 아파트에서 강도를 당하는 일도 겪었습니다.

에델만은 위기에 굴하지 않고 '어머니가 준 용기'를 동력 삼아 이탈리아로 왔습니다.

특히 가자지구 전쟁으로 국제 스포츠계에서 이스라엘을 향한 시선이 엇갈리는 상황이어서 에델만 팀의 올림픽 출전은 더 주목받았습니다.

에델만은 미국 보스턴 출신이지만, 랍비 전통과 토라(율법)를 문자 그대로 엄격히 따르는 '정통파 유대교' 신자입니다.

그는 "전에도 올림픽에 와 본 적이 있는데, 이게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일은 아니다"면서 "그러나 조국을 대표하는 선수를 보는 건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누군가 내 경기를 보고 '저 사람보다는 잘할 수 있겠다'며 도전을 시작한다면, 그보다 가치 있는 성취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에델만은 오는 21~22일 열리는 남자 4인승에서도 이스라엘의 파란 별이 그려진 유니폼을 입고 트랙을 달릴 예정입니다.

에델만은 "최초가 되고 싶지, 마지막이 되고 싶지는 않다"면서 "우리가 하지 않는다면 이스라엘의 누구도 봅슬레이팀을 만들지 않을 것이고, 이제 선례를 남긴 만큼 다른 사람들이 우리를 따를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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