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엡스타인
미국 억만장자이자 희대의 성범죄자로 옥중 사망한 제프리 엡스타인이 생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직접 접촉을 시도했던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현지 시간 8일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미 법무부가 공개한 '엡스타인 파일'에는 엡스타인이 최소 2010년대 초반부터 러시아의 외교·경제 엘리트와 폭넓은 관계를 구축하려 한 정황이 담겨 있습니다.
엡스타인은 자신을 미·러 관계를 중재할 수 있는 '조언자'로 포장하며 고위급 접촉을 노렸습니다.
그는 비탈리 추르킨 유엔 주재 러시아 대사와 뉴욕에서 정기적으로 만났고, 추르킨이 2017년에 갑자기 사망하자 유럽평의회 사무총장이던 토르비외른 야글란드를 통해 푸틴 대통령과 대화를 시도했습니다.
그는 2018년 6월 야글란드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라브로프(러시아 외무장관)가 나와 대화하면 어떤 점이 도움이 될지 알 수 있도록 당신이 푸틴에게 제안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적었습니다.
그는 예전에는 추르킨이 그런 창구 역할을 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추르킨은 (우리가 한) 대화를 통해 트럼프(미국 대통령)를 이해하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엡스타인은 2013년 5월 에후드 바라크 전 이스라엘 총리에게 보낸 이메일에서도 야글란드를 통해 자신이 푸틴 대통령을 직접 만나 '서방 투자를 러시아로 끌어오는 방법'을 설명하려고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야글란드에게 자신을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에게 조언하는 인물'이라고 소개하는 등 영향력 과시에 힘썼습니다.
문건에는 이 밖에도 엡스타인이 푸틴 대통령과 직접 만나거나 통화하려고 여러 차례 시도한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다만, 그가 실제로 푸틴 대통령과 직접 접촉했는지 여부는 나와 있지 않습니다.
엡스타인은 러시아 연방보안국(FSB)과 연관된 인사로, 러시아 최대 경제회의인 상트페테르부르크 국제경제포럼(SPIEF)을 운영했던 세르게이 벨랴코프와도 친분을 맺었습니다.
문건에는 자신이 러시아의 재벌, 사업가들에게도 조언하고 있다고 과시한 자료들도 다수 포함됐습니다.
이런 자료들로 인해 일각에서는 엡스타인이 러시아의 스파이였을 수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러시아 크렘린궁은 이에 대해 "엡스타인이 러시아 정보기관의 조정을 받았다는 주장은 심각하게 받아들일 만한 사안이 아니"라며 의혹을 일축했습니다.
CNN에 따르면, 전문가들도 이 문서들은 엡스타인이 영향력 있는 인사들과 친분을 쌓으면서 자신을 '국제적 권력 중개자'로 자리매김하려 한 시도 이상의 의미를 가지긴 어렵다고 분석했습니다.
한편, 엡스타인은 국제적인 금융 기업을 운영하며 막강한 재력으로 이름난 로스차일드 가문과도 긴밀한 관계를 맺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는 엡스타인 파일 분석을 통해 그가 로스차일드 가문의 비공식 고문을 맡아 최소 2013년부터 2019년까지 활동하면서 가문 소유의 은행 구조조정, 고위 인사 영입, 기업 인수 등에 관여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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