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인도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를 상대로 관세 대폭 인하라는 성과를 얻어낸 건 이른바 '중견국가(미들 파워) 전략'을 구사한 덕분이라고 경제전문지 월스트리트(WSJ) 저널이 진단했습니다.
WSJ는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이 인도의 대미 수출품에 세계 최고 수준인 50%의 관세를 부과하자, 인도가 다른 국가와의 무역 협정을 추진해 미국과의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고 진단했습니다.
동시에 인도는 트럼프 대통령과 공개적으로 맞서지 않으면서 그와 백악관 참모들의 비난에도 침묵을 지키는 조용한 외교를 택했습니다.
이 두 가지 방식은 중견국들이 무역과 안보 분야에서 미국이나 다른 주요 경제국의 압박에 대항하는 지침서가 될 수 있다고 WSJ은 짚었습니다.
미국과 인도는 전날 무역 합의를 통해 인도의 대미 수출품 관세를 기존 50%에서 18%로 낮추기로 했습니다.
미국은 지난해부터 인도에 상호관세 25%에 러시아와의 석유 거래에 따른 제재성 관세 25%까지 총 50%의 초고율 관세를 부과해왔습니다.
작년 8월 말 이 관세가 부과되기 시작하자 수십억달러의 기관 투자자 자금이 인도에서 빠져나가고 화폐인 루피화 가치가 하락했습니다.
그러자 인도는 다른 국가·경제권들과 무역 협정 체결에 적극적으로 나섰습니다.
지난해 7월에는 영국, 지난달 27일에는 유럽연합(EU)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했고 시크교도 암살 사건으로 인한 외교 갈등 때문에 중단했던 캐나다와의 무역 협상도 2년여만에 재개했습니다.
방대한 소비자 시장을 가진 인도가 다른 경쟁국들과 무역 협상을 추진하자 미국은 일종의 '포모'(FOMO·소외 공포)를 느끼게 됐다고 WSJ은 분석했습니다.
예를 들어 캐나다는 인도에 에너지와 방위 분야 품목을 중점적으로 수출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미국이 인도에 판매하고자 하는 품목과 같다는 것입니다.
지난해 트럼프 행정부는 인도에 관세를 부과하며 인도의 러시아산 석유 대량 구입 문제와 관련해 비난 발언을 쏟아냈습니다.
이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모디(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전쟁'이라고 하는가 하면 인도를 '크렘린의 자금 세탁소'라고 비난하기도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작년 8월 관세 인상을 경고하며 "인도는 막대한 양의 러시아산 석유를 구매할 뿐만 아니라, 구매한 석유의 많은 부분을 공개 시장에서 판매해 큰 이익을 얻고 있다"며 "그들은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의 '전쟁 기계'에 의해 얼마나 많은 사람이 죽고 있는지 신경 쓰지 않는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모디 총리는 이런 발언에 반응하지 않았습니다.
전날 관세 인하 발표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인도가 "러시아산 원유 구매를 중단하기로 동의했다"고 주장하는 동안 침묵을 지키면서, 인도의 대미 수출 관세 인하를 미국의 승리로 표현하도록 놔뒀습니다.
한편 전날 미국과 인도 간 합의 내용의 불확실성 때문에 인도에 유리하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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