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린란드 강제 병합 추진에서 한발 물러선 상태지만, 그 여파는 현지 주민들 일상에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악천후로 발생한 정전 상황에서도 주민들은 전쟁 공포를 느껴야 했습니다.
그린란드 현지에서 권영인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기자>
가로등 불빛이 갑자기 꺼지자, 거리는 온통 암흑천지로 변합니다.
건물에 켜진 불빛이라곤 입구 비상등이 전부입니다.
현지시간 24일 밤 10시 반쯤 그린란드 수도 누크시 전체에 정전사태가 일어났습니다.
강한 바람에 송전 장애가 일어났다고 전력회사는 밝혔는데, 정전 발생 6시간이 지난 새벽 4시 반이 돼서야 완전히 복구됐습니다.
정전사태의 원인으로 지목된 강풍은 아침까지도 이렇게 계속됐습니다.
[아비아야/그린란드 주민 : (두렵진 않았어요.) 우린 내일도 전기가 없는 건가? 그래서 못 먹게 되는 건가 이런 게 걱정될 뿐이었어요.]
그린란드에선 악천후로 종종 전기가 끊겨 정전에 익숙하다지만, 이번엔 다르게 느끼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린란드 강제 병합 위협하며 군사적 수단을 언급했던 터라, 베네수엘라 마두로 대통령 생포 군사 작전의 첫 단계가 주변 지역 정전 사태였다는 게 떠올랐다는 겁니다.
[메디나/그린란드 주민 : 우리는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어떻게 공격했는지 알고 있거든요. 그래서 무서웠어요. 그 상황이 제일 먼저 생각났는데 여기 주민들 다 그 생각 했을 거예요.]
[에밀/그린란드 주민 : 네 우리도 잠깐 그 생각이 들었어요. 이번 정전은 다른 정전인가 하고요.]
혹시 모를 비상상황에 대비해 식량과 비상용품도 준비해 뒀습니다.
그런데 막상 대형 정전사태가 벌어지자 공황 상태에 빠지기도 했다고 말합니다.
[메디나/그린란드 주민 : (정전 난 뒤에) 사촌 가족들이 여권을 챙겨 집을 나와서 저의 집에 거의 다 온 상태였어요. 그때 밖에선 폭발음까지 들리더라고요. 무서웠어요. 준비를 했다고 생각했는데 거의 패닉이었어요.]
예전엔 침착하게 대처했던 정전에도 공포를 느끼게 된 겁니다.
[닝 헤게온/그린란드 인권단체 의장 : (트럼프가 (지난 3주간) 그린란드 사회에 남긴 게 무엇입니까?) 제 생각에는 공포입니다. 네 공포입니다.]
무력 동원은 배제하겠다고 했지만, 그린란드에 대한 전면적 접근권을 내놓으라는 트럼프 요구에 따라 미국과 덴마크는 실무협상에 돌입했습니다.
군사기지 확대와 광물 채굴권이 우선 논의될 것으로 보이는데, 협상 결과에 따라 그린란드 사태의 중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영상취재 : 김시내, 영상편집 : 이승열)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