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명나라의 화가 구영의 '강남의 봄' 일부
'중국 3대 박물관'으로 꼽히는 난징 박물원에 수십 년 전 기증된 문화재가 돌연 경매 프리뷰(사전 전시)에 추정 감정가 180억 원대로 나왔습니다.
기증자의 후손이 이를 문제 삼은 가운데 전 박물원장이 문화재를 불법 반출했다는 의혹까지 나오면서 중국 당국이 대대적인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중국중앙TV(CCTV) 등 보도를 종합하면 이번 논란은 중국의 유명한 수집가 팡라이천이 1959년 난징 박물원에 기증한 문화재 137점 중 서화 5점을 열람할 수 없다는 사실을 지난해 팡 씨의 후손이 확인하면서 촉발됐습니다.
이후 5점 중 하나인 중국 명나라 때 화가 작품 '강남의 봄'이 경매 프리뷰에 갑자기 등장했습니다.
추정 감정가는 8천800만 위안(약 186억 원)에 달했습니다.
이를 알게 된 팡 씨의 후손이 문제를 제기하면서 해당 경매 건은 철회됐습니다.
박물원 측은 기증품들이 과거 위작으로 판정이 되면서 처분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팡 씨 후손 측은 기증품을 반환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공개된 기록에 따르면 '강남의 봄'은 위작 판정을 받아 1997년 난징 박물원에서 국영 문화재 유통망인 '문물총점'으로 이관됐습니다.
이후 2001년 이 문화재는 불과 6천800위안(약 143만 원)에 팔렸습니다.
당시 이관 서류에 서명한 쉬후핑 난징 박물원 부원장은 2001년에는 난징 박물원장을 맡고 있었습니다.
문화재가 기증자에게 별다른 통보 없이 임의로 처분이 된 것만으로도 논란이 되기 충분했는데 더 큰 문제는 '위작 판정' 자체가 불법 반출의 수단으로 활용됐을 수 있다는 폭로까지 나왔습니다.
난징 박물원에서 퇴직한 직원이 문화재를 빼돌려 사적 이익을 챙겼다면서 쉬 전 원장을 정식 고발했습니다.
전 박물원 직원은 1930년대 초부터 1940년대 말 사이에 중국 베이징 고궁박물원의 국보급 문화재가 전쟁 피해를 피하기 위해 10만 점 넘게 난징으로 옮겨져 창고에 보관돼 있었는데, 쉬 전 원장이 재직하던 기간에 국가문물국의 승인 없이 임의로 봉인을 훼손하고 다량의 문화재를 꺼냈다고 폭로했습니다.
그는 쉬 전 원장이 문화재들을 위조품이라고 감정받게 한 뒤 문물총점에 헐값에 넘겼으며 이후 자기 아들이 운영하는 경매회사를 통해 프랑스를 비롯한 각지의 문화재 상인들에게 판매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쉬 전 원장이 막대한 이익을 취했으며 이미 직원들이 이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적이 있다고도 덧붙였습니다.
아울러 그는 이렇게 빼돌려진 문화재가 여러 관료에게 증정됐을 것이라는 주장도 폈습니다.
여기에 2004년 낙마한 장쑤성 검찰원 검찰장 한젠린도 포함됐다고 알려지면서 이번 사건은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습니다.
중국 국가문물국은 관련 내용에 대한 사실 확인 조사를 진행 중입니다.
당국은 기증받은 문화재의 보관과 처분 문제, 기타 소장품의 안전 문제 등에 대해 심층적인 조사를 진행하고 위법 행위에 대해 엄중히 처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사진=중국 현지 매체 펑파이 캡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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