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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인 건보료가 6천만 원까지…보조금 중단에 불안한 미 중산층

4인 건보료가 6천만 원까지…보조금 중단에 불안한 미 중산층
▲ 미국 국기

미국 와이오밍주의 스키 리조트 마을 알타에서 남편, 두 아이와 함께 사는 스테이시 뉴턴 씨는 내년 '오바마케어'(ACA·건강보험개혁법)로 온 가족이 건강보험을 유지하려면 연간 4만 3천 달러(약 6천400만 원)의 보험료를 내야 합니다.

이들이 사는 지역에서 '오바마케어'로 가입할 수 있는 보험 상품이 단 하나뿐이어서 대안도 없습니다.

내년도 보험료는 부부 세전 소득의 거의 3분에 1에 달합니다.

뉴턴 씨는 워싱턴포스트(WP)에 "너무 두렵다. 우리는 부자도 아니고 가난하지도 않은 전형적인 중산층 가정인데 이제는 건강보험료를 더는 감당할 수 없게 됐다"고 토로했습니다.

WP는 20일(현지시간) 뉴턴 씨의 사례를 소개하면서 미국의 '오바마 케어' 보조금 지급 중단을 앞두고 수백만에 달하는 미국 가정이 심각한 경제적 압박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신문은 뉴턴 씨 가족의 사례를 두고 "미국 의료 시스템 전반의 구조적 문제를 보여주는 증상"이라며 "여러 지역에서 보조금이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오바마케어 수익 구조를 불안정하게 만들었고, 일부 보험사들이 정부 지원 시장에서 철수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미국에서 고용된 회사가 제공하는 의료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자영업자, 프리랜서 등은 정부의 재정적 뒷받침을 받는 '오바마케어' 시스템에 들어온 민간 건강보험 상품을 주로 이용해왔습니다.

하지만 미국 정부가 올해 연말로 '오바마케어' 보조금 지급을 중단하기로 예고하면서 가입자들과 보험사들 모두 큰 압박을 받는 상황에 직면했습니다.

보조금 중단은 보험 가입자들이 실제 부담하는 보험료의 증가로 이어지고, 보험료를 부담할 수 없게 된 기존 가입자 중 상대적으로 건강한 이들이 보험 체계 밖으로 먼저 빠져나갈 것으로 보입니다.

이로 인해 전체 가입자 중 비싼 보험료를 내더라도 계속 보험을 유지할 수밖에 없는 건강이 나쁜 가입자 비중이 높아지면, 보험사는 보험료를 다시 더 높이는 악순환이 벌어지게 됩니다.

이런 보험료 인상은 인구가 적고, 의료 비용은 높은 농촌 지역에서 더욱 선명하게 나타납니다.

'오바마케어'에 들어온 민간 보험사들이 겨우 한 곳만 남아 보험 소비자들의 선택지가 아예 사라진 카운티도 급증하는 추세입니다.

로버트 우드 존슨 재단에 따르면 '오바마케어' 상품이 하나밖에 남지 않은 곳이 올해 72곳에서 내년 146곳으로 급증할 전망입니다.

의회가 보조금 지급을 연장해주지 않을 경우, 이 같은 추세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보험사 마운틴헬스의 이사인 알렉산더 무롬추는 "보조금을 줄였을 때 기본적 문제는 상대적으로 건강한 사람들은 '우리는 보험을 감당할 수 없다'고 빠져나가고, '맙소사, 그래도 필요하다'는 사람만 남게 되는 것"이라며 "보험사 입장에서는 가입자는 적어지고, 고위험 고객은 늘어나 지속 가능하지 않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오바마케어' 보조금 종료가 미국 국민들에게 큰 충격을 줄 것이라는 우려 속에서 미 의회도 대책 논의를 진행 중입니다.

그러나 민주당의 '연장안'과 공화당의 '대체안'이 충돌하면서 '오바마케어' 보조금은 올해 말 종료될 가능성이 커진 상황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바마케어를 "최악의 의료제도"라고 비판하면서, 건강보험 보조금을 보험사에 지급할 것이 아니라 국민들에게 직접 지급함으로써 각자 원하는 보험사를 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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