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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수원·전북·제주 새 사령탑 윤곽…울산은 아직

K리그 수원·전북·제주 새 사령탑 윤곽…울산은 아직
▲ 지시하는 이정효 감독

프로축구 K리그의 겨울철 '감독 대이동'이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었습니다.

거스 포옛 감독이 떠난 '챔피언' 전북 현대와 울산 HD, 제주SK FC와 K리그2 수원 삼성 등 기업구단 사령탑만 4자리나 비면서 어느 때보다 감독들의 거취에 관심이 쏠린 겨울이었습니다.

오늘(21일) 축구계에 따르면, 이 가운데 울산을 제외한 3개 구단은 새 사령탑 선임이 순조롭게 성사되는 분위기입니다.

먼저 다음 행보에 가장 많은 관심이 쏠리던 이정효 광주FC 감독은 수원행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파악됩니다.

2022년부터 시민구단 광주를 지휘하며 K리그1 승격과 리그 역대 최고 성적(2023시즌 3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 8강, 코리아컵 준우승 등의 빛나는 성과를 낸 이 감독에게 관심을 보인 구단은 많았습니다.

울산과 전북 등 K리그1 기업구단도 이 감독을 선택지로 검토했으나, 12명에 달하는 '사단'을 모두 고용해야 한다는 조건을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2년 연속 승격에 실패해 3시즌째 2부에서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 된 수원이 과감하게 이 감독에게 러브콜을 보냈습니다.

수원은 이정효 사단을 모두 받아들이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으며, 이미 기존 코치진은 모두 정리했습니다.

시즌 뒤 영국으로 떠난 이 감독이 귀국하면 광주와 계약기간이 남은 그의 수원행을 위한 남은 절차가 진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 감독은 이미 광주 측에 결별 의사를 전달했습니다.

구단주인 강기정 광주시장은 오늘(21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 감독이 구단을 떠나겠다는 내용의 편지를 보내왔다며 "대한민국 축구와 이정효 감독을 위한 길이라는 생각에 2027년까지 함께 하기로 한 계약을 해지하는 데 동의하지 않을 방법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 감독은 1, 2부에서 전술 능력과 리더십이 확실하게 검증된 지도자입니다.

다만 하프타임에 관중들이 보는 앞에서 선수 폭행 논란을 일으키거나, 과도한 판정 항의로 퇴장당하는 등 돌발 행동을 자주 하는 점은 기업구단에 불안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환골탈태가 불가피한 시점에 놓인 수원은 이 감독의 '실력'을 믿어보기로 했습니다.

'이정효 축구'를 이식해 다시 1부의 강팀으로 올라서겠다는 결심입니다.

구단은 이 감독에게 1, 2부를 통틀어 최고 대우와 함께 승격을 위한 모든 지원을 하겠다는 약속을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 감독의 수원행이 최종 성사될 경우, 단장 권한 일부까지 가져가 내부적으로 막강한 리더십을 행사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수원은 지난 20일 박경훈 단장과 결별했습니다.
경기 시작 기다리는 정정용 감독
'우승 감독'이 오랜 기간 동고동락한 코치의 인종차별 논란이라는 돌발 사건을 계기로 팀을 떠나게 된 전북도 차기 사령탑 선임 작업은 순조롭게 막바지 단계에 이르렀습니다.

지난겨울 이미 전북이 유력 후보로 검토했던 김천 상무의 정정용 감독이 현재 전북 사령탑에 가장 가까이 가 있는 지도자로 파악됩니다.

전북이 포옛 감독을 최종 선택한 지난해 12월, 감독 후보 리스트에는 이정효 감독과 정 감독이 있었고, 이 가운데 전북이 선호한 쪽은 정 감독이었습니다.

정 감독은 전술적 능력은 물론 선수들과 공감대를 쌓으며 잠재력을 최대치로 끌어내는 능력이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정정용호 김천'을 거쳐 간 선수 상당수가 한 단계 성장한 모습으로 원소속팀에 복귀했습니다.

국가대표급 젊은 선수들이 모여 있는 김천에서, 정 감독의 부드러운 리더십은 팀의 2024·2025시즌 연속 3위 성적의 원동력이 됐다는 평가입니다.

정 감독은 팀 운영 전권을 쥐기보다는 코치진에 상당 부분 권한을 맡기고, 프런트와도 적극 소통하는 지도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는 축구 철학과 시스템을 유지하며 늘 우승을 바라보는 구단으로 나아가려는 전북의 장기 계획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전북은 최근 구단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됐던 김승찬 현대자동차 국내사업본부장이 일신상의 이유로 물러나면서, 수장이 다시 바뀌게 됐습니다.

1월 초 시작하는 동계 훈련까지 시간이 많지 않은 만큼, 새 대표이사 체제가 자리 잡는 대로 정 감독 선임과 관련한 모기업 보고 절차가 시작될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에 현재 군무원 신분인 정 감독의 신분 정리도 어느 정도 마무리돼야 공식 발표가 이뤄질 수 있습니다.
세르지우 코스타 전 UAE 수석코치
승강 플레이오프까지 몰렸던 제주는 파울루 벤투 감독을 한국 대표팀에서 수석코치로 보좌했던 세르지우 코스타 코치를 감독으로 영입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코스타 코치는 2007년부터 벤투 사단의 일원으로 활동해왔으며, 감독 경험은 많지 않지만 감독대행으로 굵직한 경기를 지휘한 바 있습니다.

특히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벤투 감독의 퇴장으로 포르투갈과의 조별리그 3차전을 직접 지휘해 16강 진출을 이끌었습니다.

코스타 코치는 한국과 결별한 뒤에도 아랍에미리트(UAE) 대표팀에서 벤투 감독을 수석코치로 보좌했습니다.

기업구단 가운데 울산만 아직 새 사령탑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울산은 기업구단 4곳 가운데 비교적 이른 시점에 사령탑 선임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성적 부진으로 김판곤 감독과 결별한 데 이어, 신태용 감독과도 여러 논란 속에 헤어진 시점은 지난 10월 9일이었습니다.

그동안 여러 이름이 후보로 거론됐지만, 아직 최종 단계까지 이른 경우는 없습니다.

울산은 이정효 감독 선임에도 관심을 보였으나 최종 선택으로 이어지지는 않았고, 최근 5년간 중국 청두 룽청을 이끈 서정원 감독과도 접촉했습니다.

다만 서 감독이 중국 무대에 잔류하는 쪽으로 방향을 정하면서 울산행은 무산됐습니다.

울산은 또 K리그2 서울 이랜드의 김도균 감독에게도 제의했으나 성사되지 않았습니다.

김 감독은 계약기간이 남은 이랜드와의 의리를 지키기로 했으며, 다음 시즌 K리그 확대에 따른 승격 가능성도 잔류 결정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입니다.

울산 고위 관계자는 오늘 "답안 제출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정답이든 오답이든 답안은 제출해야 한다"며 "시험이 주관식이라는 점은 다행"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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