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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별도 저장된 '김안방' 메시지들…'지시 메모' 의심

<앵커>

지난해 5월, 김건희 여사와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이 연락을 주고받을 때, 김 여사는 보안성이 높은 메신저를 사용했습니다. 그런데 저희 취재 결과, 김 여사가 보낸 메시지를 박 전 장관이 화면 캡처와 같은 형태로 따로 저장했던 걸로 확인됐습니다. 특검팀은 김 여사 지시를 기억하기 위해 남긴 걸로 보고 있습니다.

원종진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해 김건희 여사가 박성재 당시 법무장관에게 메시지를 보낼 때 사용한 앱은 '텔레그램'입니다.

사용자 한 명이 일방적으로 대화방을 완전히 삭제할 수 있고, 메시지를 삭제하면 복원이 어려워 보안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그런데 특검팀은 박 전 장관이 '김 안방' 이름으로 저장된 김 여사와의 텔레그램 대화방 화면을 캡처 등의 형식으로 별도 저장한 자료들을 확보한 걸로 파악됐습니다.

지난해 5월 2일 이원석 당시 검찰총장의 김 여사 디올백 사건 전담수사팀 구성 지시 이후, 사흘 뒤 김 여사는 박 전 장관에게 "내 수사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김명수 대법원장과 김혜경, 김정숙 여사 수사는 왜 진행이 안 되냐"는 등의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그로부터 8일 뒤인 5월 13일엔, 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을 비롯한 검찰 수뇌부와 수사팀에 대한 대폭 물갈이 인사가 단행됐고, 김 여사의 디올백,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은 모두 무혐의 처리됐습니다.

박 전 장관 측은 대통령 부인이 보낸 메시지에 답장도 하지 않았다며, 이를 검찰 인사와 사건 처리에 전혀 영향이 없었다는 근거라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특검팀은 박 전 장관이 별도로 김 여사 메시지를 저장해 놓은 건, 김 여사 지시를 잊지 않고 실행하기 위해서라고 보고 있습니다.

특검팀은 또한 김 여사 메시지 전송 이후 검찰 인사와 수사가 김 여사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진행된 점으로 미뤄볼 때, 박 전 장관이 텔레그램 메시지를 통해 김 여사와 소통한 뒤 삭제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김 여사 관련 의혹은 내란특검법 수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상황에서 의혹 규명을 위해선 별도 수사가 필요하단 지적도 나옵니다.

(영상취재 : 김승태, 영상편집 : 박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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