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카이치 일본 총리에게 중일 갈등을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걸로 전해지면서, 다카이치 총리가 난처한 처지에 놓였습니다. 일본 정부 내에선 중일 갈등이 자칫 미일 관계로까지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도쿄에서 문준모 특파원입니다.
<기자>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25일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한 사실을 알리면서도 구체적 내용에 대해선 함구했습니다.
[다카이치 사나에/일본 총리 : 조금 전 트럼프 대통령 제의에 따라 전화 회담을 했습니다. 상세한 내용은 답변드리지 않겠습니다.]
다음날 의회에 나온 다카이치 총리는 사뭇 달라진 태도를 보였습니다.
시작부터 중일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했고, 중일 갈등에 불을 지핀 자신의 타이완 유사시 발언을 해명했습니다.
[다카이치 사나에/일본 총리 : 저도 사실은 구체적인 사안까지 언급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타이완과 거리를 두는 듯한 발언까지 나왔습니다.
[다카이치 사나에/일본 총리 : (타이완과는) 비정부 간 실무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는) 타이완의 법적 지위나 인정 여부를 판단할 위치에 있지 않습니다.]
트럼프가 다카이치와의 통화에서 중국을 자극하지 말라고 조언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지만 일본 정부는 부인했습니다.
그러나 일본 언론들은 정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이런 해명을 뒤집는 보도를 전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다카이치 총리로부터 중국 측의 도발에 편승하지 않고 담담하게 대응하겠다는 확인을 받았다는 겁니다.
시진핑 주석과 정상회담을 합의한 직후 다카이치 총리에겐 확전 자제를 요구한 건데 내년 4월 베이징 방문과 미중 협상을 의식한 행보로 보입니다.
다카이치 총리는 자신의 대중 정책이 여론의 큰 지지를 받는 상황에서 발언을 철회할 수도 그렇다고 미국의 뜻을 거스르기도 어려운 처지에 놓였습니다.
다카이치의 외교 역량이 중대한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입니다.
(영상취재 : 한철민, 영상편집 : 정성훈, 디자인 : 장예은)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