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제주 중학교에서 숨진 A 교사의 추모 행렬이 이어졌습니다.
[학생 : 그동안 진짜 고생 많으셨고, 고맙습니다.]
[동료 교사 : 저는 이제 나이 든 교사니까 잘 못하면 '선생님 뭐 도와드릴 거 없습니까?' 먼저 나서서… 그러니까 너무 속상하고 안타까워요.]
교사 A 씨는 무단결근하는 학생을 지도하는 과정에서 몇몇 학부모들의 지속적인 민원과 항의로 스트레스를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유가족 : 한 시간에 1번씩, 2~3번씩 통화를 하고 끊었는데도 몇 분 있다가 또 전화가 오고… 밥도 최근 며칠 동안 계속 먹지도 못하고…]
2023년 서울 서이초 사건 이후 교사 보호 대책을 마련한 교육 당국.
다시 한번 교사 보호 대책을 강조하고 나섰습니다.
[김광수/제주특별자치도 교육감 : 민원 처리를 교직원 개개인이 아닌 기관이 대응하는 체계로 개선하고, 교원들의 사생활 및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교원 안심번호 서비스는 모든 학교 교원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확대해 나가겠습니다.]
하지만, 현장에 있는 교사들은 바뀐 것은 하나도 없다고 울분을 토합니다.
[휴직 교사 교원 : 안심번호라고 해 가지고 이제 070 번호를 줘요. 그런데 사실 그것도 선생님 개인 핸드폰에 연결이 되는 그런 번호거든요. 그래서 사실상 그냥 선생님이 핸드폰으로 받는 번호인 거예요.]
[휴직 교사 : 새벽에도 막 문자 보내고 전화 보내고 그런 경우도 많고, 주말에도 연락을 안 받으면 이제 선생님인데 어떻게 애 관련된 얘기를 하는데 연락을 안 받을 수 있냐, 교사 자격 없다. 이런 식으로 폭언하시는 경우도 있었어요.]
또 교사를 보호하겠다며 따로 설치된 민원대응팀 역시 이름만 존재하는 허수아비 조직이라는 겁니다.
[현경윤/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제주지부장 : 교감 선생님이나 행정실장 굉장히 바빠요. 여러 가지 일들이 예전보다 많이 늘어나서 그러니까 이 분들은 실제 민원 대응팀 역할을 할 수가 없습니다. 그러니까 민원 대응팀이 실제 있지만 운영되기는 현재 어려운, 운영되고 있는 학교는 거의 드문... 예산과 인력이 확보돼야 하는데 결국은 예산이 없어서 유명무실합니다.]
지난해 조사된 자료에 따르면 일선 교사들의 심한 우울증 경험이 43.9%로 점점 더 높은 비율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임명호 교수/단국대학교 보건과학대학 심리치료학과 : 우리가 일반적으로 감정 노동이 가장 심한 뭐 콜센터 서비스직이라든지 병원에 이런 서비스직 같은 경우에서도 사실은 뭐 10% 15% 정도가 일반적입니다. 그런데 교사의 경우에서는 40% 이상이다. 뭐 수치만 놓고 봐도 굉장히 심각하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서이초 사건 이후 교사들이 한 목소리를 내면서 그나마 최소한의 교사 보호 대책이 마련될 것이라 기대했지만 여전히 안전지대 밖에 머무는 상황.
얼마나 더 많은 희생자가 나와야 하는지, 그러는 동안 점점 더 많은 교사들이 교육 현장을 떠나고 있습니다.
[정원화/특수교사 조합 정책실장 : 그 이후에 법을 정말 많이 만들었다고 국회건 교육부건 이야기하는데, 현장은 똑같다고 계속 선생님들이 이야기해오셨거든요. 너무 속상하더라고요.]
(취재 : 박지선, 영상편집 : 김수영, 디자인 : 임도희, 인턴 : 최강산, 제작 : 모닝와이드3부)
* 해당 콘텐츠는 AI오디오로 제작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