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차기 평화 협상 장소로 바티칸이 거론되는 상황에 대해 러시아 외무장관은 우아하지 않은 선택이라며 거부감을 드러냈습니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현지시각 오늘(23일) 한 행사에서 바티칸 중재론에 대해 아주 현실적이지 않은 선택지를 두고 정신적 능력을 낭비하지 말라고 말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라브로프 장관은 이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등 정교회 국가들이 가톨릭의 땅인 바티칸에서 분쟁의 근본 원인 제거 관련 문제를 논의하는 건 조금 우아하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바티칸 자체도 이런 상황에서 정교회 국가들의 대표단을 초대하는 것이 편하지 않을 거라고 주장했습니다.
이는 지난 16일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3년 만에 협상을 재개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바티칸에서 다음 회담을 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오는 가운데 나온 발언입니다.
알렉산데르 스투브 핀란드 대통령은 다음 주 바티칸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실무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바티칸의 중재하는 회담에 대해 훌륭한 생각이라며 찬성했습니다.
레오 14세 교황도 바티칸 교황청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회담 장소로 제공하도록 하겠다고 했다고 피에트로 파롤린 교황청 국무원장이 밝혔습니다.
바티칸을 품고 있는 이탈리아의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도 이를 환영했습니다.
서방 국가들이 바티칸의 중재를 반기는 데 반해 러시아는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는 입장입니다.
라브로프 장관은 항상 최고위급과 다른 수준에서 위기의 근본 원인을 이해하고 제거하는 데 전념할 평화 회담에 준비됐다고 강조해 왔다며 차기 협상 날짜와 장소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고 결정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다음 협상을 위한 플랫폼에 대한 결정이나 합의는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며 이 결정은 한쪽이 내릴 수 있는 게 아니라 양측 모두가 동의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