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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2차대전 후 가장 위험해졌다"…작년 50개국서 무력충돌

30일 우크라이나 하르키우에서 발생한 러시아 공격 이후 화재를 진압하기 위해 응급 서비스 요원들이 일하고 있다.(사진=AP, 연합뉴스)
▲ 30일 우크라이나 하르키우에서 발생한 러시아 공격 이후 화재를 진압하기 위해 응급 서비스 요원들이 일하고 있다.

지난해 50개국에서 크고 작은 무력 충돌이 일어나는 등 세계 구석구석으로 폭력과 갈등이 번지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현지시간 22일 보도했습니다.

텔레그래프는 분쟁 감시 비정부기구 '무장 분쟁 위치 및 사건 자료 프로젝트'(ACLED)와 스웨덴 웁살라대학 분쟁 자료 프로젝트(UCDP)의 자료, 호주 싱크탱크 경제·평화 연구소(IEP)가 발표한 세계평화지수(GPI) 등을 토대로 이같이 분석했습니다.

지난해 보고된 분쟁 사례는 우크라이나·가자지구 전쟁부터 미얀마 내전, 멕시코 마약 카르텔 간의 충돌에 이르기까지 50개국에서 최소 56가지에 이르며, 이러한 수치는 1946년 이래 두 번째로 많은 것으로 한 해 전인 2023년의 59개가 최고 기록입니다.

적어도 지구상 인류의 6명 중 한 명은 크고 작은 폭력에 노출된 것으로 분석됩니다.

클리오나드 랄레이 ACLED 대표는 "2차 세계대전 이후 폭력의 발생 수준이 가장 높다"며 "더욱 조직적인 폭력이 더 많은 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우리는 더 폭력적인 시대에 진입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1989년 이래 지난 36년간의 사망자 수 추세를 보면 이런 경향이 뚜렷하게 드러나고 있습니다.

ACLED와 UCDP 자료에 따르면, 1994년 르완다 인종청소로 인해 연간 사망자가 80만 명을 넘긴 것을 제외하면 지구상에서 무력 분쟁으로 인한 사망자는 대부분 15만 명을 밑돌았습니다.

이 수치는 미얀마 군부 쿠데타가 일어난 2021년 23만 5천 명으로 급증한 데 이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2022년에는 31만 명까지 치솟았습니다.

이후 2023년 15만 3천 명으로 소폭 줄었으나 지난해 23만 9천 명으로 다시 늘어났습니다.

2010년부터 2019년까지 10년간 무력 분쟁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총 95만 3천 명이었지만,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만에 이미 100만 명을 넘어섰다고 텔레그래프는 전했습니다.

무력 분쟁이 더 확산하는 추세도 확인되고 있습니다.

지난 5년간 사망자 수가 유럽과 남북아메리카, 아시아, 오세아니아, 아프리카 등 대부분 지역에서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올해도 우크라이나·가자 전쟁이 계속되는 가운데 인도와 파키스탄의 관계가 살얼음판을 걷는 등 분쟁의 요소는 줄지 않고 있습니다.

ACLED는 2025년 분쟁 수준이 지난해 대비 20%까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노르웨이 오슬로평화연구소(PRIO)의 시리 아스 루스타드는 희생자 수에 포함되지 않는 민간인 피해자도 증가하고 있다며 "이들은 보건 및 교육시설을 잃고 공포와 식량 불안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따뜻하게 조리된 밥을 배급받기 위해 몰려든 팔레스타인 주민들(사진=AP, 연합뉴스)

한편 국가별로 분쟁의 정도를 비교해 볼 때 지난해 ACLED의 '분쟁 지수'가 가장 심각했던 곳은 팔레스타인이었습니다.

팔레스타인에서는 가자지구 전쟁 발발 이후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3만 5천 명 넘게 목숨을 잃었고, 주민의 80% 이상이 폭력에 노출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2위는 미얀마로, 2021년 이후 발호한 무장단체가 3천 개에 이를 정도로 분쟁의 양상이 복잡하다는 점이 주된 이유로 꼽혔습니다.

시리아가 3위, 멕시코가 4위로 뒤를 이었고 우크라이나는 14위, 러시아는 19위였습니다.

한국은 119위, 북한은 121위로 각각 평가받았습니다.

다만 GPI에서는 후티 반군의 근거지인 예멘이 지난해 평화점수 3.397로 '세계에서 가장 평화롭지 않은 곳'으로 지목됐습니다.

한국의 점수는 1.848로 평화 등급 '높음'으로 평가받았고 북한은 3.055로 '매우 낮음' 등급에 포함됐습니다.

GPI 평화점수는 낮을수록 평화에 가까운 것으로 '매우 높음'부터 '매우 낮음'까지 5개 구간으로 등급을 나누고 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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