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국가 부채 금액을 보여주는 시계
국제신용평가회사 무디스가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강등한 가운데 오늘(19일) 미국 주가지수 선물이 1% 내외의 하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월가 등에서는 무디스의 이번 결정으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출렁였던 미국 자산시장에서 '셀 아메리카' 움직임이 재점화할지 주시하고 있습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한국시간 오늘 오전 9시 36분 기준 미 증시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과 나스닥 100 선물은 각각 전장 대비 0.82%, 1.031% 내린 상태입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 선물은 0.658% 하락했습니다.
시장금리의 벤치마크인 10년물 미 국채 금리는 전장 대비 4.4bp(1bp=0.01%포인트) 오른 4.475% 수준입니다.
10년물 국채 금리는 16일 장 막판 4.49%를 찍은 바 있습니다.
미국의 신용등급 하락은 투자자들이 미 국채에 더 높은 수익률을 요구하는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미하엘 슈마허 등 웰스파고 전략가들은 10년물 및 30년물 미 국채금리가 5∼10bp 추가 상승할 가능성을 제기한 바 있습니다.
앞서 무디스는 지난 16일(현지시간) 미 증시 정규장 마감 후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최고 등급인 'Aaa'에서 'Aa1'으로 강등했습니다.
무디스는 "지난 10여 년간 미국 연방정부 부채는 지속적인 재정 적자로 인해 급격히 증가해왔다"면서 "이 기간 연방 재정지출은 증가한 반면 감세 정책으로 재정 수입은 감소했다"라고 하향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18일 NBC뉴스 인터뷰에서 "무디스는 후행 지표다. 모두가 신용평가사에 대해 그렇게 생각한다"면서 "무디스를 그다지 신뢰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로부터 재정적자를 물려받았다는 것입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재무부 발표에 따르면 그동안 미 국채 보유량을 지속적으로 줄여온 중국의 미 국채 보유 순위는 지난 3월 영국에 2위 자리를 내주고 3위로 내려온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중국의 미국 국채 보유액이 영국보다 적어진 것은 2000년 10월 이후 처음입니다.
무디스가 2023년 11월 미국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하며 강등을 예고한 터라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란 평가도 나옵니다.
투자은행 바클리의 새뮤얼 얼 등은 "미국 신용등급 하락은 2011년 S&P(첫 신용등급 하향) 이후 정치적 중요성이 없어졌다"면서 "여파가 있다고 해도 제한적일 것"이라고 봤습니다.
앞서 3대 신용평가사 가운데 S&P는 2011년 8월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낮췄고, 피치는 2023년 8월 AAA에서 AA+로 내린 바 있습니다.
S&P의 등급 강등 후 첫 거래일에서 S&P500은 6.66% 급락했지만, 피치의 등급 하향 후 첫 거래일 하락 폭은 1.38%였습니다.
미국의 신용등급 하락 소식에 달러화 가치는 약세인 반면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값과 엔화는 강세입니다.
주요 6개국 통화(유로화·엔화 등)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한국시간 오전 9시 26분 기준 전장 대비 0.336 낮은 100.756 수준입니다.
오전 9시 36분 기준 엔/달러 환율은 전장 대비 0.54엔 낮은 145.16엔 정도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금 현물 가격은 전장 대비 1.36% 오른 온스당 3,247달러 정도에서 움직이고 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