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홍준표·김상욱에 연일 손짓…'보수분열·김문수 고립' 포석 관측

더불어민주당이 최근 국민의힘에서 이탈한 인사들을 포섭하기 위해 연일 러브콜을 보내고 있습니다.

합리적 보수 인사를 끌어안음으로써 선거운동의 한 축으로 내세운 국민통합을 부각하는 동시에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를 극우 프레임에 가두려는 양수겸장 카드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이재명 대선 후보는 오늘(15일) 경남 하동군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민통합 차원에서 합리적 보수 인사 영입을 직접 타진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많은 분과 함께하길 기대하고 그렇게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대선 경선에서 패배한 뒤 미국 하와이로 건너간 홍준표 전 대구시장을 "훌륭한 분"이라고 추켜세워온 이 후보는 오늘 자신을 지지한다고 선언한 김상욱 의원을 향해서도 "우리 당에 입당해서 함께하면 좋겠다"고 구애했습니다.

선거캠프에 '보수 책사'로 불리는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과 이명박(MB) 정부 인사인 이석연 전 법제처장, 경북에서 3선을 한 이인기 전 새누리당 의원을 영입한 데 이어 추가로 보수 인사를 수혈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됩니다.

실제로 이 후보는 오늘 김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같이 하면 좋겠다'는 뜻을 전달했으며, 김 의원은 이 후보 지원 유세를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민주당 소속인 이학영 국회부의장도 오늘 김상욱 의원과 오찬을 했습니다.

다만 이 자리에서 입당 얘기까지는 오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캠프 보수 인사 영입에 앞장섰던 김민석 상임공동선대위원장도 오늘 기자간담회에서 "정권교체가 불가피하다는 합리적 인식을 하신 애국적 보수의 훌륭한 분들이 이재명의 손을 잡고 결단하셔야 할 때"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렇듯 민주당은 '합리적 보수'로 규정한 인사들에게 포용의 손짓을 보내는 한편 국민의힘과 김문수 후보를 향해서는 비판의 날을 더 세우는 모습입니다.

김 후보가 윤석열 정부에서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과 고용노동부 장관을 지낸 '반탄파'(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소추 반대파)였다는 점,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를 공개적으로 지지한 적 있다는 점을 집요하게 파고들고 있습니다.

오늘 이 후보는 유세장에서 국민의힘에 대해 "이전에는 보수 정당인 척이라도 했는데 이제는 아예 대놓고 극우 반동 정치 집단화하고 있다"고 비판했고, 김 후보에게는 "즉각 윤석열 내란수괴를 제명하십시오"라고 촉구했습니다.

김민석 위원장도 "김문수 후보는 본질적으로 전광훈이 키우고 윤석열이 지지한 후보"라며 "우리 사회의 주류적 상식과 거리를 둔 김문수계 핵심 그룹의 면면을 보면 김문수 정치의 본질과 미래가 보인다"고 깎아내렸습니다.

이처럼 국민의힘 이탈 인사를 '이삭줍기'하고 국민의힘과 김문수 후보를 극우 지형 안에 고립시키는 전략을 두고 당내에서는 '유효한 전략'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다만, 일각에선 '집토끼 이탈 우려'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됩니다.

당 지도부가 "사실무근"이라며 일축하긴 했지만, '이 후보가 당선 시 초대 국무총리로 홍 전 시장을 고려하고 있으며 실제 제안이 있었다'는 일부 언론 보도가 나오자 지지층 일각에선 "선을 넘었다"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한 민주당 의원은 "홍 전 시장이 아니더라도 국민통합의 관점에서 보수적 인물을 총리로 임명하는 것은 의미가 있다"며 "보수가 가치적으로도 실질적으로도 무너진 상황에서 적실성 있는 수"라고 평가했습니다.

다른 의원은 "대통합과 상대 빼 오기는 완전히 다른 문제"라며 "헌정 수호 세력과는 함께 할 수 있지만 계엄을 지지하거나 탄핵을 반대했던 세력은 빼 올 생각도 없다"고 했습니다.

(사진=공동취재,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