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란 항구 폭발 현장
이란 최대항 샤히드라자이 항구에서 벌어진 대규모 폭발이 5년 전 레바논 베이루트 폭발 참사와 유사하다는 의견이 오늘(27일)(현지시간) 제기됐습니다.
항구에 적재된 다량의 군사용 화학물질 때문에 발생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면서입니다.
파테메 모하제라니 이란 정부 대변인은 "항구 한쪽 구석의 컨테이너에 보관된 화학물질이 폭발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언급했습니다.
IRNA도 위험·화학물질 보관 지역에서 폭발이 시작됐다고 전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이스라엘 매체 와이넷은 최근 몇 달 사이 미사일 고체연료 제조에 사용되는 화학물질을 싣고 온 배 2척이 이 항구에 정박했다는 사실에 주목했습니다.
지난 2월 미국 CNN 방송은 과염소산나트륨 1천t을 싣고 중국 상하이항을 떠난 골본호가 반다르아바스에 도착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3월에도 자이란호가 과염소산나트륨 1천t을 싣고 온 것으로 전해졌다고 와이넷은 짚었습니다.
골본호와 자이란호 모두 이란 선적의 컨테이너선입니다.
중국에서 많이 생산되는 과염소산나트륨은 고체연료 미사일 추진체의 주성분인 과염소산암모늄을 만드는 데에 쓰이는 핵심 화학물질입니다.
이 정도 분량이면 카이바르셰칸, 하즈가셈 등 이란산 중거리미사일 수백 기를 발사할 수 있습니다.
와이넷은 이란 당국이 아직 사고 원인을 파악하지 못했다면서도 "부적절하게 보관된 화학물질이 발화하며 발생한 베이루트항 폭발 사건과 비교할만하다"고 평가했습니다.
2020년 8월 4일 베이루트항 물류창고에 6년째 방치된 질산암모늄 약 2천750t이 터지면서 214명이 사망하고 물류시설 대부분이 파괴됐습니다.
질산암모늄은 농업용 비료로 쓰이지만 화약 등 폭발성이 강한 무기를 제조할 때도 활용될 수 있습니다.
이런 분석이 이어지자 이란 국방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외국 언론이 특정한 목적으로 뉴스를 조작하려는 행태가 전례없는 수준"이라며 "불이 난 샤히드라자이 항구 지역에는 군사적 목적으로 수입된 화물 등이 전혀 없었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전날 오전 11시 55분께 이란 남동부 호르모즈간주(州) 반다르압바스에 있는 샤히드라자이항에서 폭발이 일어났습니다.
국영 IRNA 통신은 오늘(27일) 오후 기준 사망 28명, 실종 6명, 부상 800여 명으로 집계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