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식에 참석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내외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프란치스코 교황 장례 미사에서 일부 참석자들의 복장과 행동이 구설에 올랐습니다.
장례 미사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펠리페 6세 스페인 국왕, 마틸드 벨기에 여왕, 윌리엄 영국 왕세자 등이 참석했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지적은 복장과 관련된 것으로,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정장과 넥타이 색깔이 바티칸 행사 복장 규정을 어겼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규정에 따르면 남성은 어두운 색깔의 정장, 흰색 셔츠, 긴 검은 넥타이를 착용해야 하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파란색 정장과 파란색 넥타이를 착용했습니다.
다만, 일각에서는 '파란색 넥타이'는 문제가 있지만 '파란색 정장'은 공식적인 외교 의전을 위반한 것은 아니라는 의견도 나왔습니다.

그 외에도, 검은 정장을 입었으나 파란 넥타이를 맨 조 바이든 전 미국 대통령의 복장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군복만 입고 있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검은 군복에 대해서도 적절치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마틸드 벨기에 왕비는 요한 바오로 2세 교황 장례식 때 진주목걸이를 착용해 지적받았는데 이번에 또 진주목걸이를 착용해 구설에 올랐습니다.

한편, 프란치스코 교황의 모국인 아르헨티나의 밀레이 대통령은 '지각' 논란으로 기자들과 설전까지 벌였습니다.
밀레이 대통령은 7명의 장관급 각료와 대통령 전용기로 이동했는데, 25일 교황의 빈소에는 조문을 가지 않았습니다.
아르헨티나 국내 언론은 출발 전 다른 행사에 참석했던 밀레이 대통령이 현지에 '지각 도착'하면서 생긴 일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밀레이 대통령은 문제를 제기한 기자들을 "지능지수가 부족"한 "돼지들"이라고 칭하면서, 장례 미사 당일인 26일에 오라는 바티칸의 안내에 따라 움직였을 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교황의 관이 이미 닫힌 상태에서도 트럼프 미국 대통령 내외는 빈소를 방문했기 때문에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제기됐습니다.
또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친조카인 마우로 베르골리오가 TV 인터뷰에서 경제적 이유로 큰아버지의 장례식에 가고 싶으나 갈 수 없다고 한 것도 밀레이 정부에 대한 시민들의 분노를 키웠습니다.
시민들은 평소에 교황을 비난하던 밀레이 정부의 각료들보다는 교황의 조카를 장례식에 보냈어야 하는 게 아니냐며 분노했습니다.
결국 교황의 조카는 해당 인터뷰 방송을 본 여행사 사장의 지원으로 부인과 함께 이탈리아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