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0년 만에 재회한 강 씨 가족
3살 때 가족과 헤어진 50대 남성이 50년 만에 가족과 상봉했습니다.
부산 중부경찰서에 따르면 1975년 3월 실종 당시 3살이었던 강 모(53) 씨는 서울역에서 아버지와 뜻하지 않게 헤어졌습니다.
강 씨는 이후 부산에 있는 보육원 등 시설에서 생활하다가 생사조차 알지 못하는 가족을 찾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강 씨는 지난 2월 1일 중부경찰서에 방문해 사정을 설명했습니다.
자신의 이름, 생일을 정확히 모르며 가족에 대한 기억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헤어진 가족을 찾을 수 있는지 상담했습니다.
경찰은 강 씨에게 유전자 채취를 권유하였으며, 아동권리보장원에 유전자 검사 의뢰를 요청했습니다.
경찰청이 2004년부터 장기 실종자를 찾기 위해 운영하는 '유전자 등록 제도'의 도움을 받기 위해서입니다.
알고 보니 2023년 86세로 사망한 강 씨의 모친도 생전에 유전자를 등록해 놓은 터였습니다.
경찰은 탐문 수사 끝에 서울에 사는 강 씨의 1살 터울 누나와 연락이 닿았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어머니가 돌아가시면 동생을 찾을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에 강 씨의 누나가 모친의 유전자를 미리 등록했다"고 말했습니다.
강 씨의 누나는 "오래전부터 잃어버린 남동생을 찾기 위해 헤어진 가족을 찾아주는 방송에도 출연했으나 소용이 없었다"며 "남동생이 죽은 줄만 알았는데 이렇게 찾을지 꿈에도 몰랐다"고 말했습니다.
강 씨 남매는 중부경찰서에서 마련한 상봉식에서 그동안 살아왔던 이야기 등을 나누는 등 뜻깊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사진=부산 중부경찰서 제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