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77주년 제주4·3 희생자 추념일
제주 4·3의 아픈 역사와 전후 '녹색혁명' 과정을 기록한 자료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이 됐습니다.
유네스코 집행이사회는 어제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회의에서 '제주4·3 기록물'과 '산림녹화 기록물'을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두 기록물은 한국 현대사의 한 부분을 담은 중요한 사료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제주4·3 기록물은 제주 4·3 당시 민간인 학살에 대한 피해자 진술, 진상 규명과 화해의 과정을 아우르는 자료로 총 1만 4천673건에 달합니다.
1947년 3월 1일을 기점으로 1954년 9월 21일까지 제주를 중심으로 약 7년간 이어진 무력 충돌과 이를 진압하는 과정이 기록돼 있어 의미가 큽니다.
유네스코 측은 제주4·3 기록물의 역사적 가치와 진정성, 보편적 중요성을 인정했습니다.
국가유산청은 "세계사적으로 인권의 중요성을 알려주고, 제주도민들의 화해와 상생 정신을 통해 아픈 과거사를 해결하는 새로운 길을 제시한다"고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제주도는 이번 등재로 세계자연유산과 세계지질공원 등 '유네스코 5관왕'이라는 기록도 달성하게 됐습니다.
이번에 세계기록유산으로 함께 등재된 산림녹화 기록물은 6·25 전쟁으로 황폐해진 국토를 민관이 힘을 모아 성공적으로 재건했던 경험을 정리한 기록물입니다.
등재된 기록물은 산림 복구를 위해 작성한 각종 공문서와 사진, 홍보물, 우표 등 9천600여 건의 자료입니다.
국가유산청은 "세계 각지의 개발도상국이 참고할 수 있는 모범 사례이자 기후변화 대응과 사막화 방지 등 국제적 논점 측면에서도 본보기가 되는 자료"라고 설명했습니다.
두 건이 등재되면서 한국의 세계기록유산은 모두 20건으로 늘어나게 됐습니다.
한국은 지난 1997년 훈민정음 해례본과 조선왕조실록을 처음 등재시킨 뒤 승정원일기와 직지심체요절, 조선왕조 의궤 등을 목록에 올렸습니다.
유네스코는 전 세계에 있는 서적과 고문서, 편지 등 귀중한 기록물을 보존하고 활용하기 위해 1997년부터 2년마다 세계기록유산을 선정하고 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