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상호관세를 90일 유예하겠다고 전격 선언했습니다. 트럼프는 사람들이 약간 겁을 먹은 거 같다며, 시행한 지 하루도 안 돼서 정책을 뒤집었습니다. 다만 미국은 보복 관세를 물린 중국에는 125%의 관세를 매기기로 했습니다.
첫 소식, 워싱턴에서 남승모 특파원이 전하겠습니다.
<기자>
상호관세가 시행된 지 13시간여 만에 트럼프 미 대통령이 상호관세를 90일 유예한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동안은 기본 관세 10%만 적용한다고 밝혔습니다.
75개국 이상이 협상을 택한 점, 미국에 보복하지 않은 점을 이유로 들었습니다.
"관세 유예는 없다"고 여러 차례 공언했는데 갑자기 말을 바꾼 겁니다.
번복 이유를 묻는 질문엔 이렇게 답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 유연성을 가져야 합니다. 벽이 있다면 때로는 벽 아래로, 벽을 돌아서, 벽을 넘어서 가야 할 때도 있습니다.]
우리나라 대미 관세율도 25%에서 10%로 낮아졌습니다.
베선트 재무장관은 유예기간을 둔 건 75개국 이상과 맞춤형 해결책을 마련하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대신 중국에는 104%던 관세를 125%로 또 올렸습니다.
중국이 대미 수입 관세를 84%로 올리자 21%의 관세를 추가로 매긴 겁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 '만약 보복하면, 두 배로 올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중국에게 취한 조치가 바로 그것입니다. 중국이 보복을 했기 때문입니다. 모든 일이 어떻게 흘러갈지 지켜볼 겁니다.]
트럼프 정부는 "중국이 전 세계 무역에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며 동맹들의 공동 대응도 주문했습니다.
중국만 집어 겨냥하는 건 다른 나라들이 보복 관세에 동참하는 걸 막고 시장 교란의 책임을 중국에 넘겨 고립시키기 위한 조치로 풀이됩니다.
손바닥 뒤집듯 극과 극을 오가는 트럼프의 행보에 전 세계 시장이 연일 요동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오정식, 영상편집 : 김병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