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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성은 하는데"…푸틴, 러 입장 반영 요구하며 '휴전 밀당'

"찬성은 하는데"…푸틴, 러 입장 반영 요구하며 '휴전 밀당'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와 30일간 휴전하는 방안을 원칙적으로 지지한다면서도 불만 사항을 조목조목 짚으며 수정안 마련을 촉구했습니다.

전선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만큼 서둘러 휴전을 수용할 필요가 없는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의 요구 조건을 역으로 제시하며 시간 끌기에 나선 모습입니다.

푸틴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휴전 자체는 옳고 우리는 이를 확실히 지지하지만 논의해야 할 문제들이 있다"며 미국 측과 추가 논의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지난 11일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합의한 '30일간 휴전'을 완전히 수용하지도 거부하지도 않는다는 대답입니다.

현 휴전안은 우크라이나에만 유리하니 러시아의 입장을 더 반영해야 한다는 게 푸틴 대통령의 요구입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군이 전선의 거의 모든 지역에서 전진하고 있다며 "최소 30일간 휴전하는 것은 우크라이나 측에 매우 유리한 제안"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가 휴전 기간을 이용해 전열을 재정비할 수 있다며 이를 방지할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군사·정보 지원을 중단해야 한다는 요구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러시아군이 반격하고 있는 접경지 쿠르스크 상황도 휴전 협상을 더욱 복잡하게 인식해야 할 요인으로 거론됐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휴전 시 쿠르스크에 남게 된 우크라이나군을 어떻게 처우해야 하는지 등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이 "지상의 상황을 고려해 분쟁 종식을 위한 다음 조치를 협상하겠다", "휴전은 장기적인 평화와 분쟁의 근본 원인 제거로 이어져야 한다"고 발언한 것도 비슷한 맥락입니다.

단순한 30일 휴전만으로는 종전의 발판을 마련할 수 없으며 여러 쟁점과 관계 변수를 함께 따져야 한다는 논리를 내세워 논의를 장기적으로 끌고 가겠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가령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문제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점령지 문제 등을 테이블 위에 함께 올리자고 할 수 있습니다.

모두 우크라이나와 쉽게 합의될 수 없는 문제들입니다.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보좌관은 더욱 노골적으로 30일 휴전안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습니다.

그는 전날 마이크 왈츠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전화 통화하면서 이 휴전안에 대해 "우크라이나 군대를 위한 일시적인 휴식일뿐 그 이상은 아니다"라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밝혔습니다.

우샤코프 보좌관은 또 이번 휴전안이 "러시아에는 아무것도 주지 않는다"며 러시아의 이익을 고려해 수정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최근 양국 관계 정상화에 나선 트럼프 정부와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할 필요도 있는 만큼 러시아가 결국에는 한발 물러서 휴전을 받아들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푸틴 대통령이 발표한 입장에 대해 "희망적(promising)"이라면서도 "완전하지는 않다"며 푸틴 대통령과 만나서 대화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러시아는 이날 모스크바에 도착한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특사 등 미국 대표단과 만나 본격적인 밀고 당기기에 나설 것으로 예상됩니다.

푸틴 대통령도 위트코프 특사와 비공개로 만날 예정으로 알려졌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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