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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임 때 '마약과의 전쟁'…"두테르테, 3만 명 살해" 압송

<앵커>

두테르테 필리핀 전 대통령이 국제형사재판소로 압송됐습니다. 재임 당시 마약범을 처벌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최대 3만 명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필리핀 안에서는 비난과 지지 여론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한상우 기자가 전하겠습니다.

<기자>

2016년 취임 당시 두테르테 대통령의 일성은 마약과의 전쟁이었습니다.

체포 불응은 죽음이라는 경고도 나왔습니다.

[로드리고 두테르테/필리핀 대통령 (2016년 취임 당시) : 만약 경찰이나 군인의 체포에 불응하고 폭력적으로 대응한다면 사살 명령을 내릴 것입니다.]

국제형사재판소, ICC는 무자비한 총격 등 과잉 대응으로 숨진 사람이 최대 3만 명에 이르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동안 현 대통령의 비호 아래 ICC의 조사를 피해 온 두테르테 전 대통령은 결국 어제 공항에서 체포돼 하루 만에 ICC가 있는 헤이그로 압송됐습니다.

ICC가 정식 조사를 시작한 지 3년 만입니다.

[로드리고 두테르테/필리핀 전 대통령 : 구금의 근거는 무엇입니까? 어떤 법이고 제가 저지른 범죄는 무엇입니까?]

두테르테 전 대통령은 유죄가 확정되면 헤이그 교도소에 수감됩니다.

피해 유족들은 그의 체포를 반기며 강한 처벌을 요구했습니다.

['마약과의 전쟁' 희생자 가족 : 이것은 우리 싸움의 시작일 뿐입니다. 우리의 정의는 아직 실현되지 않았습니다.]

반면 석방을 요구하는 지지자들의 시위도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습니다.

[두테르테, 두테르테.]

지난 2022년 대선에서 두테르테 가문과 손잡고 당선된 마르코스 현 대통령은 그동안 두테르테에 대한 ICC 조사를 거부해 왔지만, 최근 그와 대립관계로 돌아선 후 ICC 조사에 협조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페르디난드 마르코스/필리핀 대통령 : (두테르테 전 대통령을 태운) 비행기는 네덜란드 헤이그로 향하고 있으며, 전직 대통령은반인도적 범죄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두테르테의 체포 압송을 두고 필리핀 내부의 정치 갈등도 격해질 전망입니다.

(영상편집 : 정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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