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CTV에 담긴 공군의 포천 민가 오폭 순간
공군이 지난 6일 '전투기 민가 오폭' 사고 당시 상황을 파악하는 단계부터 지휘체계 내 상황 보고, 대국민 공지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이 부실했던 것으로 조사 결과 드러났습니다.
아군 전투기가 민가에 폭탄을 투하하는 초유의 사고가 발생했는데도 공군은 자신들의 폭탄이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 폭탄 파편을 찾느라 언론 발표를 약 100분간 미룬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공군은 전투기 오폭 사고 중간 발표에서 당시 군의 상황파악·상황보고 지연 등 다수의 미흡한 상황이 확인됐다고 밝혔습니다.
우선 공군작전사령부(공작사)는 사고 당일 오전 10시 7분쯤, 조종사들로부터 좌표 오입력을 확인해 '전투기 오폭' 상황임을 인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오폭 사고가 난 지 3분 만입니다.
하지만, 공작사는 민간 피해를 일으킨 탄이 우리 공군 전투기에서 투하된 폭탄이 확실한지 검증하는 데에만 집중해 전반적인 상황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공군은 밝혔습니다.
오입력된 좌표가 사격장 남쪽 민가 지역이니 해당 지역 부대와 경찰, 소방과 긴밀히 협조해야 했지만, 공군은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았습니다.
군 보고체계 내에서 전투기 오폭에 대한 보고 지연과 누락도 발생했습니다.
공작사 상황실은 당일 오전 10시 7분 전투기 오폭 관련 비정상 상황을 인지했지만, 공작사령관 상황 보고는 이로부터 14분 더 걸린 오전 10시 21분쯤 이뤄졌습니다.
이후 공작사는 상급 부대에 대한 유선 보고도 늦게 하고, 서면 보고는 아예 누락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그 결과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 등 군 지휘체계 보고도 줄줄이 늦어졌습니다.
소방 당국은 사고 1분 만인 10시 5분쯤 이를 파악하고 구조 활동에 착수한 반면, 군 작전을 관할하는 합동참모본부에 대한 첫 보고는 오전 10시 24분 이뤄졌습니다.
합참의장 보고 시간은 10시 40분, 국방부 장관 직무대행에 대한 보고 시간은 이보다 더 늦은 10시 43분이었습니다.
한편, 공군은 사고 발생 후 약 100분이 지난 오전 11시 41분에서야 우리 전투기의 비정상 투하를 언론을 통해 공식 발표했습니다.
군은 사고 직후부터 오폭 상황을 인지하고 있었지만, 현장 폭발물처리반(EOD)팀이 피해 현장에 출동해 우리 공군 KF-16 전투기가 사용한 MK-82 폭탄의 파편을 최종 확인한 이후 언론에 공지하느라 시간이 더 걸렸다고 공군은 해명했습니다.
당시 공군은 육군, 미군 등과 함께 연합·합동 통합화력 실사격 훈련을 진행 중이었습니다.
MK-82 폭탄 파편으로 오폭 주체가 공군이라는 점이 최종 확인될 때까지 사고 공지를 최대한 미룬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입니다.
이에 공군은 "국민에게 1보를 알리기 전 정확한 팩트 확인이 우선이라고 판단했다"면서도 "그러나 상황의 중대함을 고려하였을 때 비정상 투하 상황이 발생한 즉시 이를 먼저 알리는 것이 더 적절한 조치였다고 판단한다"고 해명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