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천 민가에 포탄 낙하 사고
어제(6일) 오전 경기 포천시 이동면 노곡리에서 한미연합훈련 중 공군이 사용하는 폭탄이 민가에 떨어져 주민들이 다치고 건물이 부서졌습니다.
이 사고를 계기로 군(軍) 훈련장이 산재한 경기북부지역 주민들의 불안감이 커지는 모습입니다.
'아시아 최대 사격훈련장'으로 불리는 포천 영평사격장(로드리게스 사격장)을 비롯해 320여 곳에 달하는 군 사격장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경기도 내 전체 사격장 380여 곳 중 85% 정도가 북부에 집중된 셈입니다.
사고가 난 포천 시민들의 불안감은 더 커진 상황입니다.
이날 사고로 직접적인 부상자 외에 극심한 심리적 불안감을 호소하며 이송이나 치료를 요청하는 주민들이 늘고 있습니다.
한 주민은 "온몸이 아직도 덜덜 떨린다"고 말했습니다.
백영현 포천시장은 이 때문에 피해자 치료지원과 함께 정부가 민심을 안정시킬 수 있는 책임 있는 후속조치를 취해줄 것을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파주시 아동동에도 군 헬기장이 있습니다.
평일에도 훈련을 위해 헬리콥터가 아침부터 저녁까지 수시로 이륙하고 착륙을 하기 때문에 인근 주민들은 소음으로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주민 권 모(56) 씨는 "뉴스로 오늘 포천 사고를 접했는데, 너무 끔찍했다"면서 "고요한 아침에 하늘에서 폭탄이 떨어질지 누가 상상이나 했겠냐. 우리 집 앞에도 군 헬기가 수시로 이·착륙을 하는데 바람이 많이 불고하는 날에는 헬기가 민가로 착륙을 하는 건 아닌지 항상 긴장감을 갖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곳에서는 사격 훈련이 이뤄지지는 않지만, 포천 사고를 교훈 삼아 앞으로 안전 대책이 더 마련됐으면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또 다른 주민 박 모(64) 씨는 "오늘 포천 사고를 보니 헬기만 봐도 덜컥 겁이 난다. 집 앞에서 훈련하는 헬기가 언제 어떻게 무슨 사고가 날지 모르니 늘 불안하다"면서 "앞으로 군과 마을 주민들이 만나 비행 안전에 관해 자세하게 얘기해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양주시 광적면 가납리에도 육군 헬기장이 있습니다.
이곳도 사정은 파주시와 비슷합니다.
가납리의 헬기들이 사격 훈련을 위해서는 인근 포천 영평사격장으로 이동합니다.
하지만 평상시에는 마을 인근에서 기동 훈련을 하는데, 기동 훈련은 비행 중 기체를 정지한 상태에서 하기 때문에 엄청난 소음을 유발합니다.
이 때문에 마을 주민들은 늘 소음 고통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가납리 주민 김 모(62) 씨는 "수십여 대의 헬기가 훈련할 때면 지축이 흔들리고, 집안 창문이 흔들려 깨질 정도"라며 "포천 폭탄사고처럼 헬기가 민가에 불시착이라도 하면 어떡하나 하는 걱정은 늘 하고 있다"고 불안해했습니다.
그는 "장기적으로는 비행장이 민가에서 한참 떨어진 곳으로 옮겨 갔으면 하는 마음뿐"이라고 전했습니다.
또 다른 주민 이 모(65) 씨는 "대한민국의 안보를 위해 접경지 주민들은 70여 년 이상 참고 살아왔다"면서 "포천지역도 우리 양주시도, 인근 파주시의 군 훈련장이나 사격장 등을 한 군데 모아 장병들은 안전하게 훈련하고, 주민들도 편히 살 수 있는 대책을 정부에서 마련해 줬으면 하는 바람뿐"이라고 말했습니다.
연천군 사격장 인근의 주민 김 모(58) 씨는 "우리는 평생 안보를 위해 희생해 왔다. 오늘 포천 사고 소식을 접하고 너무 불안하다"면서 "군 훈련으로 소음이 발생하는 비행장 및 사격장 인근 지역 주민은 항상 불안감을 갖고 살고 있다. 훈련 시 안전한 대책을 정확히 마련해 주길 당부한다"고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