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현가능성? 거의 불가능…트럼프 임기 내 할 수 없고
- 기간·비용·이주 문제, 강제점령지 이양은 국제법 위반
- 중동은 '미국 어떻게 믿겠나, 말도 안 된다'는 반응
- 이스라엘 보수파는 대환영, 대중은 가능성 의심
- 트럼프, 요르단·이집트엔 원조 볼모로 압박 가능성
- 전쟁 없애고 요충지 노리지만 공격대상될 우려도
- 국무장관 등이 진화 시도 중이지만 밀어붙일 것
■ 방송 : SBS 김태현의 정치쇼 (FM 103.5 MHz 7:00 ~ 9:00)
■ 일자 : 2025년 2월 7일 (금)
■ 진행 : 김태현 변호사
■ 출연 : 박현도 서강대학교 유로메나연구소 교수
▷김태현 : 미국이 가자지구를 소유할 것이라는 트럼프의 발언으로 중동은 물론 전 세계가 혼란에 빠졌습니다. 트럼프의 이 발언이 국제정세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인지 박현도 서강대학교 유로메나연구소 교수 연결해서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박현도 : 안녕하십니까.
▷김태현 : 교수님,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하고 파나마운하에 이어서 가자지구 얘기를 했는데요. 가자지구를 미국이 소유해서 중동의 리비에라(Riviera, 프랑스 남부에 위치한 지중해 연안의 휴양밀집지역)로 만들겠다. 휴양지 만들겠다는 거거든요.
▶박현도 : 네.
▷김태현 : 이 말을 처음 듣고 어떤 생각이 드셨어요?
▶박현도 : 막 가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게 사실은 캐나다까지 하면 지금 네 번째거든요.
▷김태현 : 그러네요.
▶박현도 : 캐나다는 51번째 주로 들어오라 뭐 이런 얘기를 하면서요. 그러면 백번 천번 양보해서 가자지역이라는 곳을 리비에라로 만드십시오라고 했을 때 주민들은 어떻게 하냐 이거지요. 그 주민들을 다 내보내겠다는 거잖아요.
▷김태현 : 팔레스타인 주민들이요.
▶박현도 : 네. 200만 정도 되는 가자주민들을 내보내겠다 그러는데요. 이게 만약에 그렇게 멋지게 재건한 다음에 주민들이 다시 돌아와서 살게 해 주겠다 그러면 그나마 괜찮지요. 그런데 그럴 가능성은 없잖습니까.
▷김태현 : 뭐 그렇겠지요. 교수님, 예전에도 설명해 주신 적이 있는데요. 가자지구가 어떤 곳이고, 어떤 상황이길래 미국 대통령이 이런 말까지 할 수 있는 건지 설명 부탁드릴게요.
▶박현도 : 1967년에 유명한 6일 전쟁 때 이스라엘이 이집트로부터 빼앗은 땅이 가자입니다. 그러니까 엄밀히 따져서 지금 국제법상으로는 이스라엘의 강제점령지입니다. 왜냐하면 1967년 전쟁이 기습공격이었거든요. 그래서 침략전쟁에서 빼앗은 땅은 인정하지 않는다라는 국제법의 관례에 따라서 여기는 항상 이스라엘의 강제점령지라고 얘기하고 있는 곳이고요. 이스라엘 주민들이 여기에서 살았었지요. 그러다가 이스라엘에서 정착촌을 다 철수하고 나오면서 하마스가 2006년 총선에서 이기고 지금 요르단강 서안에 있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와 서로 원수가 되면서 실질적으로 2006년부터 지금까지 하마스가 이곳을 지배를 해왔습니다.
▷김태현 : 네.
▶박현도 : 크기는 우리나라의 세종시 정도보다 좀 작습니다. 그런데 이게 지중해 연안에 있거든요. 굉장히 개방감이 있고, 잘만 개발하면 사실은 굉장히 좋은 곳이지요. 그 앞 지중해 그쪽에는 또 가스도 있고요. 그래서 전쟁 없이 제대로만 개발한다면 좋은 곳인데요.
▷김태현 : 네.
▶박현도 : 2023년 10월 7일에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하면서 오늘날과 같이 파괴된 현상이 나타났고요. 현재 70~80%의 건물들이 다 파괴된 상태입니다.
▷김태현 :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의 개발계획이요. 이걸 개발계획이라고 하는 게 맞는지는 모르겠는데요. 어쨌든 휴양지로 개발하겠다는 이게 옳고 그름을 떠나서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성이 있는 거예요?
▶박현도 : 거의 불가능합니다. 왜냐하면 일단 트럼프 대통령 임기 내에 할 수가 없어요. 대체적으로 10~15년 걸린다고 보고 있거든요. 들어가는 돈만 해도 1,000억 달러니까 우리 돈으로 치면 145조입니다. 그런데 미국이 과연 그 돈을 댈 것이냐. 미국이 그 돈을 댄다는 얘기는 안 하거든요.
▷김태현 : 네.
▶박현도 : 그러면 팔레스타인 사람들, 아랍 사람들에 의해서 아랍국가들이 돈을 대야 된다는 얘기인데요. 아랍국가들 입장에서는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살지도 못하는 땅에다가 돈을 대서 국제적인 도시를 만드는 데 미국의 장단에 춤을 춘다는 건 불가능한 얘기거든요. 실질적으로 기간이나 비용이나, 그리고 더 큰 문제는 200만 명이나 되는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쫓아내서 살지 못하게 하겠다라는 그 부분이 가장 큰 문제지요.
▷김태현 : 지금 아랍 쪽 반응은 어떻습니까?
▶박현도 : 당연히 안 좋지요.
▷김태현 : 하마스는 당연히 안 좋을 거고요.
▶박현도 : 네.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얘기를 하고 있고요. 거거에 살고 있는 주민, 그러니까 이게 문제는 뭐냐 하면 200만 명에 달하는 주민들을 주변의 아랍국가들로 쫓아내겠다. 받을 수 있는 나라가 어디냐 하면 사실은 바로 붙어 있는 이집트와 좀 떨어져 있는 요르단이거든요. 이 두 나라에 강력하게 요구해서 이 주민들을 이주를 시키고 미국이 개발하겠다, 돈은 아랍국가들이 대라 이런 형태거든요.
▷김태현 : 네.
▶박현도 : 그런데 아랍주민들이 그러면 이게 한 10~15년 걸리니까, 너희들 다시 10~15년 후에 우리가 다 멋있게 지워놓을 테니까 그때 돌아와 이렇게 약속을 해도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이미 이스라엘에서 1948년에 쫓겨난 팔레스타인 난민들이 아직 70년이 넘게 아직도 못 돌아오고 있거든요. 그런데 그 말을 어떻게 믿고, 미국의 말을 믿고 나갈 수 있겠습니까? 설령 들어오는 것을 보장한다 하더라도요. 이건 불가능한 얘기입니다.
▷김태현 : 그렇지요. 트럼프 대통령이 이런 말을 했더라고요. “전쟁이 끝나면 이스라엘이 미국에 가자지구를 넘길 것.” 이렇게 얘기했는데요. 이게 이스라엘에 넘긴다 그러면 넘어가는 거예요?
▶박현도 : 말이 안 되지요. 사실은 엄밀히 따지면 이게 이스라엘 땅이 아니거든요. 이게 국제점령지입니다. 우리 신문에서는 잘 안 쓰는데 영어권에서는 아큐파이드 테리토리(Occupied Territory)라는 말을 써요. 점령지대라는 뜻인데요. 이게 이스라엘의 땅이 아닌데, 이스라엘에 넘길 수 있는 것도 아니고요. 그러니까 말이 안 되는 거지요.
▷김태현 : 네.
▶박현도 : 그래서 지금 BBC도 그렇고 영국에서도 계속 두 가지를 말하고 있어요. 국제법상 미국이 여기를 갖는 것은 위반이고, 주민들의 살고 있는 권한을 빼앗는 거고요. 그다음에 주민들을 강제로 이주하는 것도 역시 국제법 위반이거든요. 두 가지의 위반사항을 다 하면서 하겠다라는 게 말이 안 되는 거지요.
▷김태현 : 이스라엘이 스페인, 아일랜드, 노르웨이 이런 나라들을 콕 집어서 가자지구에 있는 팔레스타인 주민을 받아야 된다 이런 입장이라는 게 외신에 보도가 됐던데요.
▶박현도 : 네.
▷김태현 : 이스라엘의 속내는 뭡니까? 쌍수 들고 환영하는 거예요?
▶박현도 : 그러니까 현재 이스라엘의 우익보수파들은 이건 당연히 이스라엘 땅이니까 나가라 이러지요. 그전부터 사실 이 얘기가 안 나온 건 아닙니다. 그러니까 가자는 이집트에 붙어 있으니까 가자주민들은 이집트가 다 수용하고, 요르단강 서안에 있는 지역은 요르단과 붙어 있으니까 요르단으로 다 흡수해서 아예 팔레스타인이라는 나라를 없애고 이스라엘, 이집트, 요르단 세 나라만 가는 3국가 해법이 있었거든요. 그 얘기를 하는 겁니다. 그러니까 어차피 지금 팔레스타인을 다 쫓아내고 싶은 것은 이스라엘의 보수우파들, 특히 굉장히 강력한 우익들의 희망사항이고요. 지금 행복하지요. 트럼프 대통령이 이렇게 미국이 여기를 접수해서 개발하겠다 그러면 결국에는 이걸 이스라엘에 줄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요.
▷김태현 : 네.
▶박현도 : 그런데 이스라엘에서도 의식 있는 사람들이라든지 보통 사람들은 트럼프의 생각은 우리한테 좋기는 한데 그게 현실적으로 가능하냐 이거지요. 그러면 200만 명을 어떻게 쫓아낼 것이냐 하는 게 문제지요.
▷김태현 : 이게 윤리적으로나 법적으로 문제가 있고, 그러고 무엇보다 현실 실현 가능성이 좀 낮아 보이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지금 이 타이밍에 이런 얘기를 한 속내는 뭐라고 보세요?
▶박현도 : 트럼프 대통령의 특징 중에 하나가 일단 크게 던져놓고 그다음에 세부조항으로 들어가는 거거든요. 그전에 1기 때도 압박축구를 합니다. 압박한 다음에 상대가 힘들어할 때 안을 제시해서 결국인 소위 말해서 거래의 예술, 거래의 기술 뭐 이런 걸 하는 건데요.
▷김태현 : 일단 던지고 본다.
▶박현도 : 네, 던지고 보는데요. 지금 사실상 이걸 또 허무맹랑하다고 볼 수 없는 게 이걸 밀어붙일 가능성이 있어요.
▷김태현 : 정말요?
▶박현도 : 네. 사실 기자회견에서 그런 얘기가 나왔어요. 요르단과 이집트가 안 받을 텐데 어떡할 거냐. 이렇게 물어보니까 아니, 받을 것이다. 이런 얘기를 했거든요. 그러면 받을 것이다라는 걸 왜 그렇게 얘기했을까 생각해 보면 미국이 요르단과 이집트에 원조를 하고 있습니다. 해마다 한 15억 달러씩 원조를 하거든요. 그런데 이게 양국에서는 굉장히 큰돈이에요. 요르단에서는 1년 예산의 한 10% 정도 되고요. 이집트에도 한 3% 정도는 되거든요. 이게 적은 돈은 아니거든요. 이 돈을 가지고 압력을 넣을 가능성이 있지요. 안 받아? 그러면 돈 끊을게. 이럴 가능성이 있어요.
▷김태현 : 네.
▶박현도 : 그러고 일본도 지금 주민 받을 준비가 돼 있다고 얘기를 하잖아요. 그러고 여러 나라들이 그런 식으로 나올 가능성이 있지요. 뭐 그전에 바이든 행정부 때도 나왔던 얘기가 캐나다에서 50만 명 정도 받으면 안 되냐 이런 얘기까지 나왔었으니까요. 그러니까 이게 전혀 불가능한 얘기는 아니에요.
▷김태현 : 그러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걸 이렇게 해서 진짜 거기를 휴양지로 개발해서 미국 소유로 하고 싶은 겁니까? 미국 영토로요.
▶박현도 : 그러니까 전쟁을 없애겠다라는 거지요. 아예 그 지역에서 하마스를 완전히 없애고, 화근을 없애서 이쪽에 더 이상 전쟁을 없애겠다는 거고요. 그렇게 될 경우에 만약에 미국이 여기를 접수한다면 미국으로서는 굉장히 좋은 전략적 요충지가 되겠지요. 왜냐하면 그 라인을 따라서 위쪽으로 쭉 올라가면 그동안 시리아에 있는 타르투스 항구에 러시아가 해군기지를 운영하면서 지중해에서 움직였거든요. 그런데 그 라인 아래로 쭉 내려온 게 가자니까요.
▷김태현 : 네.
▶박현도 : 군사까지 투입하겠다 그러잖아요. 만약에 그렇게 돼서 그 말이 정말로 현실적으로 된다면 뭐 미국으로서는 나쁠 건 없는데요. 문제는 그렇게 될 경우에 미국이 공격의 대상이 되겠지요. 그래서 사실은 미국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얘기는 안 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너무 폭탄을 던져놓으니까 지금 국무장관이라든지 이런 분들이 진화하기 위해서 굉장히 얘기를 하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나가서 더 이상 못 들어온다 그랬거든요.
▷김태현 : 네.
▶박현도 : 그런데 루비오 국무장관은 아니다,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다시 돌아오는 것을 할 수 있다 이런 식으로 말을 바꾸고 있고요. 그리고 공화당 쪽에서도 미군은 안 된다라고 얘기를 하고 있고요. 그리고 미국 돈이 들어가서는 안 된다.
▷김태현 : 그러면 지켜봐야 알겠지만 당분간은 트럼프 대통령이 밀어붙일 것이다 이런 말씀이시군요?
▶박현도 : 일단은 얘기는 했으니까 밀어붙이면서, 뭐 수정은 하더라도요. 일단은 말을 던졌으니까 어느 정도는 가게 되겠지요.
▷김태현 : 알겠습니다. 오늘 인터뷰는 여기서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박현도 서강대 유로메나연구소 교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우
▶박현도 : 감사합니다.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SBS 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SBS 김태현의 정치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