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재순 총무비서관과 과거 대검에서 함께 근무한 인연이 있는 수사관 2명이 새 정부 출범 이후 총무비서관실에서 근무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검찰 수사관이 사정 관련 업무와 무관한 총무비서관실에서 근무하는 것이 이례적이라는 검찰 안팎의 평가도 달았다.
보도 이후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이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 보도 전 대통령실과 대검에서 해명한 대로 ▲파견 수사관들이 재무·인사에 전문성이 있다는 점 ▲이들 수사관 2명을 포함해 대통령실에 근무 중인 검찰 수사관은 5명에 불과하다는 점 등을 강조했다. 강 수석은 한발 더 나아가 "의혹은 모두 사실이 아니다" "사실관계조차 왜곡한 악의적 프레임 씌우기에 불과하다"고 날을 세웠다. 정말 그럴까?

"사실이 아니다"라는 시민사회수석…팩트는?
이들 3명의 대검 근무 기간을 비교해보자. 윤 비서관은 ① A 수사관과는 최소 2020년 9월부터 A 수사관이 파견 근무를 하기 전까지 근무 기간이 겹치고 ② B 수사관은 대검 운영지원과 직속 부하 직원으로 만나 2년 가까이 함께 근무했다.

"총무비서관실에서 근무하는 2명의 공무원 모두가 총무비서관과 같이 대검찰청에서 근무했다는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는 주장은 무엇을 근거로 한 것인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
"문재인 정부 20명 파견, 우리는 5명"…자세히 들여다보면
문재인 정부 5년을 통틀어 청와대에 파견된 검찰 수사관은 20명이다. 검찰 수사관 20명이 청와대에서 동시에 근무한 게 아니라 전부 합한 숫자가 그만큼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초기로 한정하면 청와대 파견된 검찰 수사관은 9명으로 파악됐다. 지난 정부와의 '비교'를 통해 현 정부의 파견 인사에 우려점이 없음을 설명하려 했다면, '9명 대 5명'으로 설명하는 것이 더 정확하다. 이런 사실을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고 뭉뚱그려 20여명 대 5명으로 얘기하는 것이야말로 사실관계 왜곡 아닐까.
핵심은 '검찰 수사관'이 '재정·인사' 업무를 하는 것…굳이 왜?
기사의 핵심은 대통령실의 곳간지기 역할을 하는 총무비서관실에 굳이 왜 검찰 수사관이 파견을 가서 '재정' '인사' 업무를 하고 있는지를 묻는 것이다. 이들 수사관이 각각 재정과 인사 업무에 전문성을 인정받았다고 하지만, 검찰 수사관의 전문성이 '수사'에 있다는 건 상식 중의 상식이다.
통상 과거 청와대의 재정과 인사 업무는 기획재정부 등 해당 분야에 정통한 부서 출신 공무원이 담당해 왔다. 이들 공무원과 비교해 검찰 수사관이 재정·인사 업무에 더 높은 전문성을 갖고 있다면, 그렇게 판단한 구체적인 이유를 먼저 설명하는 게 '올바른' 반박일 것이다.
수치상으론 문재인 정부 시절 파견된 검찰 수사관이 더 많아 보이지만, 정권 초기 파견된 검찰 수사관 9명 전부가 현재는 없어진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파견을 가 근무한 것으로 파악됐다. 민정수석실은 총무비서관실과 달리 검찰과 업무 연관성이 있는 곳이다.

"전문성 언급 민망, 총무비서관실까지 가야하나"…검찰 수사관 부글부글
(디자인 : 장지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