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황청 외무장관인 폴 리처드 갤러거 대주교
프란치스코 교황이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에 대한 중재 의지를 분명히 한 가운데 교황청의 외교 책임자가 우크라이나를 방문하기로 해 그 향배가 주목됩니다.
교황청 외무부는 현지시간으로 17일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폴 리처드 갤러거(68·영국) 대주교가 18∼20일 2박 3일간 우크라이나를 방문한다고 밝혔습니다.
갤러거 대주교는 먼저 서부 도시 르비우를 찾아 피란민과 지역당국 관계자들을 위로하고 20일 수도 키이우로 이동해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교장관과 회담할 예정입니다.
교황청 외무부는 트위터에서 우크라이나와 수교 30주년을 맞아 프란치스코 교황의 친밀감을 나타내고 평화 정착을 위한 대화의 중요성을 재확인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갤러거 대주교는 지난 2월 24일 전쟁 발발 후 우크라이나를 찾는 세 번째 교황청 고위 성직자입니다.
앞서 지난 3월 자선 활동을 총괄하는 교황자선소장 콘라드 크라예프스키(58·폴란드) 추기경과 온전한 인간 발전 촉진을 위한 부서 장관 마이클 체르니(75·캐나다) 추기경이 피란민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모색하고자 교황 사절 성격으로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바 있습니다.
특히 갤러거 대주교의 이번 우크라이나행은 교황이 러시아-우크라이나 간 평화 중재 가능성을 탐색하는 시점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주목됩니다.
앞서 교황은 이달 초 보도된 이탈리아 언론과 인터뷰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을 논의하고자 모스크바를 방문할 용의가 있다며 평화 중재자로서 강한 의지를 내비쳤습니다.
교황은 당시 인터뷰에서 키이우보다 모스크바를 먼저 가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지만 전쟁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고 모스크바 방문이 여의치 않으면 키이우를 먼저 찾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제기됐습니다.
갤러거 대주교는 최근 이탈리아 공영방송 라이(RAI)와 인터뷰에서 교황청은 평화를 가져와야 하는 소명을 갖고 있다면서 "우리는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대화를 위한 공간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