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현지시간) 치러진 이스라엘 총선에서 베냐민 네타냐후(70) 이스라엘 총리가 이끄는 우파 리쿠드당이 승리했다.
이스라엘 언론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3일 총선 투표를 90% 개표한 결과, 리쿠드당이 29.35%를 득표해 크네세트(이스라엘 의회) 의석 120석 가운데 36석을 차지하는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군 참모총장 출신 베니 간츠(60)가 이끄는 중도정당 청백당(Blue and White party)은 리쿠드당보다 4석 적은 32석으로 나타났다.
아랍계 정당들의 연합인 '조인트리스트'는 15석을 얻어 3위로 파악됐다.
아랍계 정당들이 작년 9월 총선에서 13석을 얻었던 것과 비교하면 선전한 것으로 평가된다.
그 다음으로 유대주의 종교 정당인 샤스당이 10석을, 토라유대주의당(UJT)이 7석을 각각 얻었다.
중도좌파 정당인 '노동-게셰르-메레츠' 연합과 극우정당 '이스라엘 베이테누당'도 나란히 7석씩 기록했다.
우파 정당인 야미나는 6석으로 집계됐다.
리쿠드당과 유대교 종교정당 등 우파 정당들의 의석은 모두 59석으로 연립정부 구성에 필요한 과반 의석(61석)에는 아직 2석 부족하다.
청백당을 비롯한 중도좌파 정당들은 39석으로 파악됐다.
잠정 투표율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대한 우려에도 약 71%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4월(68.5%)과 9월(69.8%)보다 높은 수치다.
이스라엘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앞으로 군인, 수감자, 외교관 등 부재자 투표에 대한 개표를 진행하고 공식적인 최종 개표 결과를 오는 9일까지 발표할 예정이다.
리쿠드당의 총선 승리로 5선을 노리는 베냐민 네타냐후(70) 총리의 연임에 파란불이 켜졌다.
네타냐후 총리가 이번 총선을 앞두고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인 요르단강 서안의 합병을 강조하는 등 강경한 행보를 보였고 이런 전략이 유권자들에게 통한 것으로 풀이된다.
레우벤 리블린 이스라엘 대통령은 조만간 정당 대표들과 협의를 거쳐 연정구성 가능성이 높은 당 대표를 총리 후보로 지명하고 연정 구성권을 준다.
총리 후보가 최장 42일 안에 연정을 구성하면 총리직에 오르지만 연정에 실패할 경우 대통령이 다른 정당 대표를 총리 후보로 다시 지명해야 한다.
현지 언론은 네타냐후 총리가 이날 샤스당 대표를 만나는 등 사실상 연정 협상에 나섰다고 전했다.
리쿠드당 대변인은 다른 진영의 이탈자들로 며칠 후 과반 의석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리쿠드당은 중도좌파 성향의 일부 의원들을 대상으로 포섭 작업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수 강경파 지도자 네타냐후 총리는 재임 기간이 모두 13년 11개월로 이스라엘 역대 총리 가운데 가장 길다.
그는 1996년부터 1999년까지 총리를 지냈고 2009년 두 번째 총리직에 올라 이스라엘 정부를 10년 넘게 이끌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작년 11월 뇌물수수와 배임 및 사기 등 부패 혐의로 검찰에 기소되면서 위기에 몰렸지만 이번 총선 승리로 연임 기회를 잡았다.
이번 총선은 이스라엘에서 1년 사이 세 번째 치러진 총선이다.
작년 4월과 9월 총선이 실시됐지만, 네타냐후 총리와 간츠 대표 모두 연정 구성에 실패했고 정치적 혼란이 1년 동안 이어져 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