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시장을 이해하기는커녕 걷거나 말할 나이도 아니다"
미국의 경제전문 매체인 블룸버그 통신이 8일 한국의 미성년자 주주 문제를 다루면서 제시한 기사 첫머리입니다.
이 매체는 "산업화 세대의 재계 거물들이 최대 50%에 이르는 상속세를 피해 후손들에게 지분을 물려주면서 주주 명부에 오르는 부유층 어린이가 늘고 있다"면서 "한국에서는 사후 상속보다는 사전 증여를 통해 합법적으로 세금을 줄일 수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블룸버그는 "다른 나라에서도 절세 전략은 일반적이지만 종종 신탁을 통해 이뤄지는 반면 신탁에 대한 세금 혜택이 별로 없는 한국에서는 주식을 직접 선물하는 것이 선호된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지난 5월 자산 기준 5조 원 이상 대기업 집단 59곳만 봐도 18세 미만 미성년자 주주가 19명 이상이고 이들이 보유한 주식 가치는 약 2천900만달러(335억 원)에 달한다는 통계를 인용했습니다.
이 가운데 허만정 GS그룹 창립자의 증손자인 허 모(15) 군의 보유 주식 가치가 2천만 달러(231억 원)로 가장 컸습니다.
오너가 미성년자들의 주식 보유로 몇 차례 구설에 오른 한세예스24홀딩스의 경우는 1∼5세 아이 4명이 총 130만 달러(15억 원)가량의 주식을 보유했습니다.
블룸버그는 "정부가 단속하려는 신호는 거의 없다"는 말로 이 기사를 마무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