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 연장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새로운 군비경쟁을 부추기고 있다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지적했다.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투르크메니스탄 수도 아슈하바드에서 열린 독립국가연합(CIS·옛 소련 국가 모임) 정상 회의에 참석해 연설하며 이같이 주장했다.
푸틴은 "협정은 2021년 2월에 종료된다"고 상기시키면서 "우리가 이해하기로는 (미국) 행정부 내에서 연장을 지지하는 사람들과 협정 연장으로 스스로 손발을 묶을 필요가 없다는 사람들 사이에 논쟁이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는 불명확성을 조장하고 있으며 동시에 군비경쟁을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New START는 2010년 4월 체코 프라하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당시 러시아 대통령(현 총리)이 서명해 이듬해 2월 발효했다.
양국이 실전 배치 핵탄두 수를 1천550개, 운반수단(미사일과 전략폭격기 등)을 700기 이하로 줄이는 내용이 골자로 미-러 양국은 모두 협정 상의 의무를 이행했다고 밝히고 있다.
2021년 2월 만료를 앞두고 있으며 양측이 합의하면 협정이 5년간 연장될 수 있다.
하지만 지난 8월 중거리 핵전력(INF) 조약에서 먼저 탈퇴했던 미국은 New START 협정 연장에 대해서도 부정적 입장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는 기본적으로 협정 연장에 찬성한다는 입장이지만 미국이 협정에서 탈퇴하면 맞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INF에 이어 New START까지 폐기되면 미·러 간 핵통제 협정은 하나도 남지 않게 된다.
푸틴은 또 이날 연설에서 미국이 이미 INF 조약이 금지했던 중거리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러시아도 같은 종류의 미사일 개발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여러 나라 정상들에게 관련 사실을 통보했다"면서 다만 "우리가 중거리 미사일을 개발하더라도 그것을 배치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알렸다"고 덧붙였다.
러시아는 미국이 먼저 유럽 등에 중·단거리 미사일을 배치하지 않은 한 러시아가 선제적으로 같은 종류의 미사일을 배치하지는 않을 것이란 입장을 반복적으로 밝히고 있다.
푸틴은 이날 연설에서도 미국이 아시아 지역에 중·단거리 미사일을 배치하려는 계획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 경우 표적 1호가 누가 될지는 분명하다"면서 러시아를 겨냥한 미국 미사일의 아시아 배치 가능성을 경고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