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will visit IRE conference. (IRE 컨퍼런스 왔습니다.)"
'트럼프'와 '이민'이었다.
2019년 IRE 컨퍼런스에서는 '이민 분과(Immigration track)'가 있었다. 매일 이민을 주제로 하는 세션이 오전 오후에 열렸다. 이 주제에 관심이 많았고, 그만큼 탐사보도 주제로 많이 다뤄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이민은 소수자의 이야기이자 약자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특히 미국에서는 트럼프 정부의 반 이민정책이 이런 이미지를 더 강하게 부각시키고 있었다. 순간 '제주 예멘 난민' 이슈가 떠올랐다. 제주도에 들어온 예멘 난민에 대해 '인권'이라는 가치에 치중한 보도도 있었지만, 제주 예멘 난민들의 이야기는 '혐오'로 소비되기도 했다. '이민자의 나라'인 미국과 '단일민족' 국가인 우리나라가 이민을 바라보는 시각은 분명 다를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에서 이민이라는 주제는 분명 우리와 다르게 소비되고 있었다. 미국 내에서도 일부는 이민자들에 대해 자신들의 일자리를 뺏어가는 존재, 안전을 위협하는 존재라는 반감을 가지고 있다고 알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런 심리를 적극 활용해 반 이민정책을 밀어붙이고 있기도 하다. 그럼에도 미국에서의 이민은 주로 인권 문제로 다뤄지고 있는 듯 보였다. 궁금했다. 이민에 대해 우리보다 우호적인 환경적인 요인 이외에도 다른 이유가 분명 있지 않을까 하는 호기심이 생겼다.
이민을 주제로 하는 세션을 들으면서 호기심을 풀어줄 수 있는 하나의 팁을 얻을 수 있었다. 기사의 형태였다. 전달 방식의 차이였다. IRE에서 발표된 이민과 관련된 탐사보도 사례들은 대부분 트럼프의 반 이민 정책으로 갈라지는 '가족'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 미국 탐사보도장이들은 '사람'에 집중했다. 그들의 이야기를 기사라는 형태로 전달했다. 그들은 이민자들의 언어(예를 들어 스페인어)로 접근했고, 오랜 시간 함께 하면서 그들의 이야기를 아주 자세하고 구체적으로 전달했다. 이런 전달 방식은 보는 이들에게 머리가 아닌 마음을 움직이기에 효과적이었다. 이런 탐사보도들은 핍박받는 이민자라는 이미지를 부각시켰고, 인권의 문제로 확대시켰다. 미국 탐사보도장이들은 이런 방식으로 이민을 소수자와 약자의 인권 문제로 접근하고 있었다.
무엇보다 새로운 사실이 없는 기사를 독자나 시청자들이 보지 않을 거란 두려움이 있다. 보지 않는 기사는 쓸 이유도, 쓰고 싶어도 회사에서 쓸 기회를 주지 않는다. 일부 신문에서는 '사람 이야기'가 있는 기사를 쓰고 있지만, 확대되지는 않고 명맥만 간신히 유지되고 있다. 쓰는 이도 보는 이도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다.
"탐사보도는 단순히 뉴스, 새로운 소식이 아니에요. 누군가의 경험이에요."
2019 IRE 컨퍼런스의 또 하나의 키워드인 '트럼프'에 대한 이야기는 2편에서 이어집니다.
▶ [취재파일] 2019 IRE 참관기 ② - '천조국'의 기자들은 무엇이 다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