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관광객들을 상대로 한 바가지요금 시비가 끊이지 않는 태국에서 미터기 조작으로 10배나 높은 요금을 요구한 택시기사가 관광객 신고로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오늘(22일) 더 네이션과 카오솟 등 현지 언론은 태국 관광 경찰이 어제 미터기를 조작한 택시기사 A 씨를 체포해 조사했다고 전했습니다.
태국 관광 경찰에 따르면, 영국인 관광객 제임스 알렉산더 로악스는 지난 19일 태국 수완나품 공항에 도착한 뒤 A 씨가 모는 택시로 배낭여행자들이 많이 찾는 방콕 시내 카오산 로드까지 이동했는데, 약 34㎞를 달려 카오산 로드에 도착한 뒤 택시 미터기에 찍힌 요금은 3,985바트, 우리 돈으로 15만 원이었습니다.
공항에서 카오산 로드까지 택시 요금은 보통 4백 바트, 1만 5천 원 안팎으로 최대 5백 바트, 1만 8천 원을 넘지 않습니다.
로악스는 이후 태국 관광 경찰 핫라인(1155)으로 전화해 터무니없이 높은 택시 요금이 나왔다고 신고했고, 결국 경찰에 붙잡힌 택시기사는 요금 미터기를 조작한 사실을 시인했습니다.
변속 레버에 비밀 버튼을 달아 이를 누르면 요금이 빠르게 올라가도록 기계를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태국 육상운송국은 이 기사의 택시 운전면허를 석 달간 정지하고 벌금 최대 7천 바트, 약 26만 원을 물릴 계획입니다.
태국 공항공사는 공항 운행 자격을 박탈했습니다.
태국에서는 일반 미터기를 요금이 급격히 빠르게 올라가는 이른바 '터보 미터기'로 조작해 관광객들에게 터무니없는 바가지요금을 씌우는 경우가 심심찮게 발생합니다.
이 경우 기사와 직접 언쟁을 벌이다가는 폭력 등 불상사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경찰이나 관계 기관에 전화해 도움을 청하는 것이 낫습니다.
주태국 한국대사관 측도 대사관 홈페이지에 공지한 '택시 이용 시 주의사항'을 통해 "택시 탑승 시 혹시 모를 사고를 대비해 택시 내부 문 측면에 적힌 택시 차량 정보를 미리 기록해 놓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권고하고 있습니다.
또 "택시기사와 분쟁이 발생할 경우에는 24시간 운영되는 태국도로교통국 대중교통신고센터 1584번 및 관광 경찰 1155번으로 신고 가능하며, 통역 등 지원이 필요하면 주태국대사관으로 연락해달라"고 안내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