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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방정보당국 "러시아, 저강도 핵실험 가능성…모라토리엄 위반"

미국 국방정보 당국이 29일(현지시간) 러시아가 핵능력을 증강하기 위해 매우 낮은 수준의 저강도 핵실험을 비밀리에 실시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을 제기했습니다.

미국의 다른 정보당국과도 공유하는 정보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런 주장이 사실이라면, 핵실험 동결(모라토리엄)을 위반하는 셈이 됩니다.

미 국방부 산하 국방정보국(DIA) 수장인 로버트 애슐리 중장은 이날 워싱턴DC 허드슨연구소에서 열린 군축 포럼에 참석, "미국은 러시아가 아마도 '무수율'(Zero Yield) 실험 방식으로 모라토리엄을 준수하지 않고 있다고 믿고 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습니다.

핵실험 장소로는 북극해 군도인 노바야제믈랴 제도가 꼽힙니다.

'무수율 실험'은 폭발 시 핵에너지를 거의 방출하지 않는 매우 작은 규모의 핵실험을 뜻합니다.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은 전 세계에서 광범위한 지지를 받고 있지만 발효되기 위해서는 이스라엘, 이란, 이집트, 미국 등 핵기술을 보유한 8개 국가로부터 추가 비준을 받아야 하는 상태라고 로이터통신은 전했습니다.

러시아는 지난 2000년 이 조약을 비준한 바 있습니다.

애슐리 중장은 이날 포럼에서 "우리는 그들(러시아)이 CTBT의 '무수율' 한도를 초과하는 낮은 수준의 핵실험을 할 준비가 돼 있는 형태로 관련 역량을 갖고 있다고 믿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당국자가 러시아의 CTBT 합의 위반을 언급한 것은 처음"이라며 자칫 양국 간 핵경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우려했습니다.

무엇보다 저강도 실험이 군사적으로 얼마나 중요성을 갖는지가 중요하다고 WSJ은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애슐리 중장은 "러시아의 실험 활동은 핵무기 능력 증강에 도움이 될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워싱턴 주재 러시아 대사관 측은 "러시아는 2000년 비준한 CTBT를 포함한 모든 국제조약 규정을 철저히 준수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WSJ은 전했습니다.

미국 정부는 지난 2월 초 러시아가 계속 조약을 준수하지 않으면 러시아와 체결한 중거리 핵전력(INF) 조약의 이행을 중단하고, 6개월 후 탈퇴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미·러 간에 군축을 둘러싼 신(新)냉전 갈등이 격화하는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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