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9일 단거리 미사일로 추정되는 불상 발사체 2발을 발사한 데 대해 미국 전문가들은 북한이 긴장을 고조시켜 향후 비핵화 협상력을 더욱 높이려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교착 상태인 외교 협상으로 돌아갈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이번 발사는 북한이 지난 4일 240㎜ 방사포와 300㎜ 대구경 방사포, 신형 전술유도무기를 발사한 지 5일 만에 다시 이뤄졌습니다.
전문가들은 우선 북한이 미국에 강한 압박 메시지를 발신하면서 향후 변화된 반응을 이끌어내려는 의도를 보인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미 국익연구소 해리 카지아니스 한국담당 국장은 9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북한이 오늘 이미 증가하는 한반도의 긴장만 악화시킬 수 있는 행동 노선을 다시 한번 선택했다"고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최근 단거리 미사일 발사는 장거리 실험을 중단하겠다는 북한의 약속을 위반하지는 않았지만, 북한은 이 지역을 위협하는 군사력의 다른 부분을 개발하는 것을 중단하지 않을 것을 분명히 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목표는 분명하다. 사실상 자기의 길을 갈 것이라는 북한의 비핵화 조건에 대해 미국과 그 동맹국들이 타협하려 하지 않을 경우 미사일 발사가 다시 한번 새로운 규범이 될 것이라는 걸 보여주려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그는 "또 다른 '화염과 분노'와 핵 위협은 평화롭게 끝나지 않을지 모르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같은 장거리 실험과 핵무기 실험조차 여름까지 올 수 있을지 모른다"며 "외교를 되살리고 협상 테이블로 돌아갈 길을 찾는 데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매사추세츠공대(MIT)의 북핵 전문가인 비핀 나랑 교수는 트위터에서 "북한은 오늘 또 다른 로켓을 시험했다"며 "지금으로서는 그것이 무엇인지 알 수 없는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지난주 북한의 발사체 발사에 대한 미국의 반응과 관련, "지난 주말 SRBM(단거리탄도미사일) 시험 후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이 ICBM이 아닌 한 모라토리엄(핵실험 및 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 유예) 위반이 아니라고 말했던 것을 기억하라"며 "김(정은)은 그것을 시험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핵무기확산방지를 위한 비영리재단 '플라우셰어스펀드'(Ploughshares Fund) 소속 캐서린 킬로 연구원도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를 메시지와 시험 둘 다로 읽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북한이 협상에서 '올 오어 너싱' 접근법을 수정하라고 미국에 압박을 가하고 있는 만큼 트럼프 대통령의 의도를 시험하는 것일 수 있다"며 "트럼프 정부는 북한의 도발에 신중한 대응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프랭크 엄 미국 평화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지난주 발사체에 대한 미국의 반응이 미흡하고, 연말 전에 협상 전략을 바꿔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더 큰 시험이 일어날 수 있다는 훨씬 더 강한 메시지를 미국에 보내려고 하는 것"이라고 풀이했습니다.
이번 발사에는 북한이 향후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수단의 의미도 담겼다는 견해도 제시됐습니다.
국제전략가 마이클 보색은 뉴욕타임스에 "북한은 향후 어떤 외교 회담에서도 모멘텀을 높이기 위해 시험 규모를 점차 늘리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미국은 '만약 당신이 이것을 계속한다면 우리는 대화를 단절할 것'이라고 말하지 않았다. 지난 주말 시험 이후에도 미국의 반응은 '우리는 여전히 대화하기를 원한다'는 것이었다"며 이번 북한의 발사는 위기를 조성하고 협상 테이블에서 지위를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북한은 교착에 빠진 비핵화 협상에서 미국에 더 큰 유연성을 보이도록 압박하려 할 수도 있다"며 "북한은 또한 한반도에서 연합군사활동을 더 축소하기 위해 한국에 영향을 미치려 할지도 모른다"고 전망했습니다.
랜드연구소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도 "두 가지 주요 목표를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는 미사일 사거리 때문에 한국에 새로운 위협이 될 새 미사일 디자인을 시험하는 것과 미 정부에 대북 제재 완화를 압박하려는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