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도 예외는 아니어서 지난해 美 뉴욕 아인슈타인 의과대학 연구팀은 2주간 125회 이상 헤딩을 할 경우, 같은 기간 4회를 한 사람보다 뇌진탕을 당할 가능성이 3배 이상 높다고 발표했습니다. 헤딩을 자주한 선수들은 두통과 정신 혼란, 심지어 의식을 잃기도 합니다. 때문에 헤딩이 축구에서 발생할 수 있는 외상성 뇌손상의 추가적 원인이고 그래서 헤딩을 금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습니다.
그렇다면, 경기 중 헤딩을 하면 머리에서는 어떤 일이 생길까요? 헤딩은 어느 정도의 충격이며 축구 중 뇌진탕을 당한 선수가 다시 경기를 뛰는 것은 문제가 없는 걸까요?
이런 질문에 관심이 가진 한 공대 교수가 연구를 통해서 머리의 충격이 어떻게 뇌에 전달되는지 그 과정을 밝혀냈다고 美 공영라디오방송 NPR이 보도했습니다.
필립 베일리(Philip Bayly) 워싱턴大 기계 공학과 교수는 2000년대 초 헤딩의 충격을 파악하기 위해서 축구선수 머리에 기계로 공을 던졌을 때 충격이 어느 정도인지 조사했습니다. 당시 실험 결과, 중력의 15~20배 충격(15~20G)이 전해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선수들이 헤딩을 위해 점프해서 떨어질 때는 대략 4~5G(중력)를 느낀다고 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헤딩이 상대적으로 약한 충격으로 느껴지는 것은 선수끼리 충돌하는 경우 그 충격이 50~100G에 달하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머리가 충격을 받게 되면 뇌가 고무공처럼 두개골 안에서 통통 튀거나 떠다는 것으로 생각을 해왔습니다. 하지만 MRE 촬영 영상은 달랐고 뇌의 충격 흡수 시스템은 훨씬 정교했습니다.
충격을 받은 뇌는 두개골과 충돌하거나 돌아다니지 않고 뇌를 감싸고 있는 뇌막의 일부인 거미막(거미줄을 닮은 모양)이 두개골과 뇌 사이에 공간을 만들어 충격을 흡수합니다. 이것은 마치 충격을 흡수하고 줄이는 자동차의 서스펜션 시스템과 같습니다. 단지 두개골 안에 굴러다니는 것보다는 이 시스템에서 뇌는 더 보호되고, 연구결과 충격을 90%까지 줄였습니다.
다른 위험한 충격은 뒤통수에 가해지는 것인데 예를 들어 운동 중 뒤로 넘어져 머리가 땅에 부딪히는 경우입니다. 이것은 뇌 앞부분과 연결된 혈관을 찢을 수 있어 출혈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뇌의 서스펜션 시스템은 일반적인 헤딩 상황에서도 잘 작동하지만, 장기적으로 연습이나 경기를 통해 수백 번이나 수천 번의 헤딩을 하는 경우 뇌손상을 막을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고 연구진은 결론을 내렸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연합뉴스)